우상호 "혁신안? 계파싸움 봉합하려 만든 것"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근 당내에서 '혁신안 폐지'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이는 데 대해 “사실상 계파 싸움을 봉합하기 위해 만들었던 것 아닌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해 문재인 전 대표 당시 혁신위원회(위원장 김상곤)는 사무총장제·최고위원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발표, 당 최고 의결 기구인 중앙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다.

우 원내대표는 31일 기자단과의 오찬석에서 “나는 애초에 사무총장제 폐지를 반대했다”며 “중앙위에서 (내가) 반대를 했지만, 친노·비노 간 싸움 속에서 혁신안을 빨리 통과시켜야 하는 판에 합리적인 토론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최재성 사무총장이 문제가 되니까 주류가 비주류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사무총장제 폐지를 꺼내 든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곧 대선인데 사무총장 없이 어떻게 선거를 치르나. 5개 본부장이 지금까지 한번이라도 다 같이 모인 적이 있느냐”며 “일을 하려면 무조건 컨트롤타워가 있어야지, 혁신이란 이름으로 집행력과 집중력을 마비시키는 건 혁신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앞서 더민주는 사무총장직에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됐다며 사무총장직을 없애는 대신 총무본부장·조직본부장 등 5본부장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대선을 제대로 관리 하려면 사무총장제는 당연히 부활시켜야 한다”며 “애초부터 잘못됐다. 사무총장제 폐지는 당시에도 반발이 많았는데, 당도 시끄럽고 하니 그냥 입을 닫고 있자는 분위기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고위원제를 폐지하고 시·도당 위원장이 권역별 대표위원을 겸임하는 것에 대해서도 “시·도당 위원장은 당연히 자신의 지역에 국한된 이기적인 주장을 할 수 밖에 없다. 어떻게 당 지도부가 돼서 당 전체의 살림을 관여할 수 있겠나”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일각에선 혁신의 후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친노·비노 싸움을 봉합하려고 만든 혁신안이었다”며 “(당시 갈등을 겪었던) 상당수 인물들이 이제 당을 나가셨고, 정치란 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거다. 당 지도부를 어떻게 꾸릴지 방법의 문제는 금과옥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