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시신 집에 두고 퇴직연금 2억원 챙긴 아내 '무죄'

스팟뉴스팀
입력 2016.02.03 20:24
수정 2016.02.04 10:15

재판부 "남편 죽은 시점 확인되지 않아 부정 수령 사실 증명 불가"

7년간 남편의 시신을 집안에 두고 그의 퇴직연금 등 2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아내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7년간 남편의 시신을 집안에 두고 남편의 퇴직연금 등 2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아내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장일혁 부장판사는 3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내 A씨(49)의 재판에서 "남편이 죽은 시점이 특정되지 않아 수당이나 연금 등을 부정 수령한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장 판사는 "시체 검안서에도 남편의 사망시점은 2013년 12월 26일 이전이라고만 돼 있을 뿐 사망 시점이 특정되지 않았다"며 "부정수령 시점에 남편이 실제로 사망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 없이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약사로서 일정한 수입이 있었고, 남편을 사망신고해도 사망보험금으로 상당한 금원을 수령할 수 있었다"며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범행의 동기 역시 부족하다"고 말했다.

약사인 A씨는 지난 2014년 남편의 시신을 서울 서초구 집안 거실에 둔 혐의(사체유기)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시신은 거실 카펫 위에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으며, 방부처리가 의심될 정도로 상태도 깨끗했다.

경찰은 남편이 2007년 초 43세로 사망했다고 추정했으나 A씨는 "남편은 숨이 끊어지지 않고 살아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A씨와 함께 살던 자녀는 시신에 인사하고 이야기도 하며 평소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의 사체유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2009년까지 남편의 퇴직연금과 휴직수당 등 2억1000여만원을 부당하게 수령한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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