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DJ연합" 외친 천정배 지지자는 '올드보이'만...
이슬기 기자
입력 2015.07.13 09:19
수정 2015.07.13 09:22
입력 2015.07.13 09:19
수정 2015.07.13 09:22
'뉴DJ연합' 내세웠지만 신선도는 '0' "후방지원만 해줬으면..."
10일 천 의원은 국회의원 회관에서 6주째 진행 중인 ‘천정배의 금요 토론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전날 구 민주계 당원 50여명이 새정치연합 탈당을 선언한 사태에 대해 “여러분들과 꾸준히 이야기를 나눠왔고 소통하고 있다. (탈당파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이미 여러차례 말씀드린대로 아직은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른바 ‘천정배 신당’을 목표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인물들은 염동연·이철 전 의원이라는 것이 천 의원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은 재난 재보선 당시 천 의원의 상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는 등 이미 적극적인 지지입장을 표명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여의도 부근에 창당 작업을 위한 사무실까지 연 상태다.
또한 원외 인사인 정대철 상임고문도 때마다 거론되는 이름이다. 실제 천 의원은 지난 6일 정 고문과 이 전 의원 등 정치계 인사 20여명과 ‘삼계탕 회동’을 열어 관심을 모았다. 앞서 천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전국적 개혁정당이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열린 회동인 만큼, 천 의원의 측근도 “많은 사람이 모여서 신당 움직임에 대해 폭 넓은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정 고문은 앞서 지난달 19일에도 천 의원과 냉면집에서 만나 긴밀한 스킨십을 이어갔다. 야권 신당과 관련해 정 고문의 이름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다. 물론 천 의원은 이에 대해 “그저 밥 한 번 먹었을 뿐”이라며 “메르스 때문에 국민 불안이 큰데, 국민들이 싫어할 정치이야기는 할 때가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아울러 원내에서는 호남·비노계 인사인 박주선 의원이 유일하게 손꼽힌다. 물론 호남의 김동철 의원과 박지원 의원도 원내 인사이지만, 박 의원은 “현재로서는 같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김 의원은 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해 창당에도 이렇다 할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 의원은 10일 새정치연합 탈당파의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정론관을 대관해주는가 하면, 앞서 지난 8일에도 박 의원과 정 고문, 박준영 전 전남지사와 정균환 전 의원, 박광태 전 광주시장 등이 만찬 회동을 열고 신당 창당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박 의원은 그간 “여당 독주를 전혀 막지 못하는 새정치연합을 대신할 중도 정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여러 차례 제기해왔다.
참신한 인물 없고 '올드보이'만 전면에 나서, 정작 천정배는 "아직"
문제는 천 의원 본인이다. ‘뉴DJ 연합’을 천명한 천 의원으로서는 ‘도로 민주당’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구 민주계와 손을 잡지 않는다는 것을 대중에게 보여줘야 한다. ‘반(反)문재인’ 외에는 콘텐츠가 없다고 평가되는 새정치연합 내 비노계도 마찬가지다. 즉, 최상의 시나오리는 이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지역에 머물며 조직 동원에 힘 쓰는 등 후방 지원을 맡아주는 것이다.
천 의원 본인이 대중정치인이 아니라는 점도 이와 비슷한 문제로 수렴된다. 동교동계와 같은 구 민주계 인사들이 대거로 나설 경우, 대중 인지도나 조직세에서 이들에게 모두 밀릴 수밖에 없다. 천 의원이 신당 작업에서 정동영 전 의원과 결코 손을 잡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게 정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결국 이들의 후방지원 여부가 정리될 때까지는 천 의원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천 의원 측 관계자는 ‘염 전 의원이 천 의원의 대리인 격으로 중추가 되는 건가’라는 질문에 “그게, 중추라기보단 염 의원 본인이 원해서 나가는 것 아니겠나”라고 답했다. 이어 ‘천 의원과 비전과 코드가 맞는 인물이 누군가’라고 묻자 그는 “아직은 없는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지난 재보선 당시 천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새정치가 쪼개져서 비노와 친노가 결별하고 거기에 천정배가 합류한다? 그러면 그냥 천정배도 'n분의 1'이 된다"며 “똑같은 과거 세력에 결국 새정치로 돌아가는 형태가 돼버린다. 그건 진짜 모양새가 아니지 않느냐. 게다가 광주지역 의원 중에 실제로 천정배와 함께 할 사람은 별로 안된다”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새정치연합 비노계는 ‘뉴DJ'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치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줄 사람이라면 같이 하겠지만, 기존 정치판에서 썩 바람직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기득권에 안주한 사람들과는 같이 갈 수 없다는 게 천정배의 분명한 의지”라며 “정동영의 경우,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노선과 생각이 다르고, 과거에 봤을 때 정동영이 천정배를 업고 가려는 것이 있다. 그런 측면에 대해서 많은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의원 측 관계자 역시 ‘천정배 신당’ 합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서로한테 도움이 돼야 모이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다 모여봤자 결국 잡탕밖에 더 되겠나”라며 “서로 분명 다른다. 언론에서 신당 한다고 한꺼번에 다 묶는데, 지금으로선 (합류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문재인 체제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더 형성되면 그때는 좀더 나아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불을 확 당길 사람이 없다. 원내에는 박주선 의원 정도인데, 혼자라서 (어렵다)”라고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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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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