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분 뛴 몰리나 '극장골' FC서울 살렸다
입력 2015.05.06 10:37
수정 2015.05.06 10:44
이겨야만 16강 진출..종료 직전 결승골 작렬
후반 31분 교체 투입된 몰리나가 2-2로 팽팽하게 맞서던 종료 직전 후반 추가시간에 짜릿한 ‘극장골’을 성공시키며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
FC서울이 기적의 역전승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무대에 올랐다.
서울은 5일(한국시각) 일본 가시마 스타디움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가시마 앤틀러스에 극적인 3-2 역전승을 거뒀다.
반드시 이겨야만 자력으로 16강행을 확정할 수 있었던 벼랑 끝의 서울을 구한 것은 외국인 선수 몰리나였다. 후반 31분 교체 투입된 몰리나가 2-2로 팽팽하게 맞서던 종료 직전 후반 추가시간에 짜릿한 ‘극장골’을 성공시키며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서울로서는 그야말로 기적적인 승리였다.
전반 8분 만에 아카사키에게 첫 골을 내줄 때만 해도 서울의 16강행은 매우 비관적으로 보였다. K리그에서도 극심한 빈공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지난 ACL 조별리그 5경기에서 2골밖에 넣지 못했다. 게다가 경기 장소는 가시마 홈구장, 원정팀 서울에는 최악의 조건이었다.
하지만 서울은 포기하지 않았다. 전반 35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 이웅희 헤딩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전반을 마친 서울은 후반 5분 만에 오스마르가 헤딩골을 터뜨리며 리드를 잡았다.
후반 33분 또 위기가 찾아왔다.
서울의 수비 집중력이 잠시 흐트러진 틈을 타 가시마 씨바사키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골을 넣으며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은 서울의 막판 파상공세가 이어지면서 몰리나의 결승골이 터졌다. 불가능하게 보이던 16강과 3골의 벽을 동시에 깼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서울 선수들은 모두 얼싸안으며 감격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로써 서울은 조별리그를 2승3무1패(승점9)로 마치며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2013년 준우승, 지난해 4강에 이어 서울은 3년 연속 ACL 조별리그를 통과하면서 K리그의 저력을 알렸다.
서울의 16강행으로 눈물을 흘린 것은 가시마와 웨스턴 시드니였다. 홈에서 서울에 무릎을 꿇은 가시마와 함께 시드니도 최종전에서 이미 1위로 16강행을 확정지은 광저우를 격침했지만 서울의 승리로 모든 희망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결승골의 주인공 몰리나는 서울과 K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다.
데얀과 함께 구성한 '데몰리션' 듀오 시절에는 K리그 최강의 외국인 선수 조합으로 불리며 서울의 전성기를 이끌기도 했다. 데얀이 떠난 이후에도 서울에 남은 몰리나는 지난 4일에는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통산 최단기간인 182경기 만에 60골·60도움을 작성하는 대기록을 완성하기도 했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감각적인 발재간과 예리한 한 방만큼은 여전했다. 서울이 올 시즌 최대의 고비를 맞이했던 이번 경기에서도 '클래스'를 증명하기에는 15분 남짓한 시간이면 충분했다. K리그에서의 부진과 선수 영입 실패로 이중고를 겪고 있던 서울에 ACL 16강으로 인도한 것은 역시 레전드의 힘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