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도 친박계도 새누리당 지금은 불통시대?

새누리당이 여의도연구원장 인선과 공석인 당협위원장 선정 방식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논란의 당사자인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가 모두 불통 논란에 휩싸였다.

김 대표의 경우 갈등 당사자인 친박계로부터 ‘당내 주요 인사를 두고 전혀 소통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의 경우 비박계가 아닌 친박계 내부에서 ‘소통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김 대표를 향한 비판과는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최근 김 대표를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는 친박계가 가장 불만을 표시하는 것은 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 당직이 대부분 비박계 인사들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특히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을 두고 친박계의 불만이 폭발했다.

여의도연구원은 차기 총선 공천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 자리에 누가 앉느냐에 따라 공천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당내의 평가다. 친박계는 김 대표가 상의도 없이 박세일 한반도 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을 내정한 것을 두고 ‘소통 없는 인선으로 인해 당이 사유화되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서 최고위원은 지난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을) 사전에 충분히 논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당대표의 독선과 독주를 막고 민주적으로 당을 이끌어가자는 뜻에서 집단지도 체제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새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표가 당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 의원들과 소통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면서 “최고위원들과도 사전에 충분히 의논하고 협의를 통해 양해를 구하면서 합의를 하면 된다”고 주문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지난 6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에게) 현재로선 아쉬운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며 “일의 우선순위라든가, 당내소통이라든가 이런 데 있어서 조금씩 부진한 면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의 ‘불통’을 두고 공세를 가하던 친박계도 ‘불통’에 대한 비판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 같은 비판이 상대인 비박계가 아니라 친박계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은 다소 의외다.

비판을 제기하는 이들은 친박계 내부에서 논의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의원들의 주장이 친박계 전체의 입장인 것처럼 대변돼 당 내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게 불편하다는 입장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최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친박계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본인들의 이해관계로 계속 당 지도부를 흔들려고 하는데, 이는 결국 당에 분열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만약 김 대표가 ‘재신임 전당대회’를 하자고 나서면 오히려 친박계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 지도부에 소속된 친박계 의원들이 그간 지속적으로 김 대표와 소통을 갖고 문제점을 제기해 왔다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평소에는 침묵을 지키다가 뒤늦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오히려 계파 갈등만 키웠다는 것이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김 대표의 당 운영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본인이 공식 회의석상에 참석을 해 소통을 하면 되는데, 평소 회의에 참석을 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라며 “정권을 만든 주도세력의 당당함이나 프라이드가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