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감싼 홍준표 지사…'왜?'
문대현 기자
입력 2014.12.03 15:52
수정 2014.12.03 16:12
입력 2014.12.03 15:52
수정 2014.12.03 16:12
이재명-프로축구연맹 갈등에 경남FC 구단주로서 축구연맹 비판에 동참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성남FC 구단주 이재명 성남시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홍 지사는 프로축구팀 경남FC의 구단주를 맡고 있다.
지난 2일 홍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남 구단주의 하소연을 징계하겠다고 나서는 연맹의 처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경기력 향상에 주력해야 할 연맹간부들이 시민구단주를 징계하겠다고 나서는 행태는 아무리 생각해도 본말이 전도된 처사”라고 이 시장을 감쌌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이 시장은 본인의 SNS에 “성남은 올 시즌 FA컵 우승을 차지한 팀이지만 2부 리그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상상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미래다”며 “이 어처구니없는 일이 왜 현실이 됐을까. 바로 잘못된 경기 운영 때문”이라며 연맹을 겨냥했다.
이 시장은 지난 8월 17일에 벌어진 부산전(2-4 패)과 9월 20일에 열린 제주전(1-1 무), 10월 26일 진행된 울산전(3-4 패)을 복기하며 오심으로 인한 성남의 피해를 주장했다.
이 시장의 지적에 연맹은 상벌위를 열어 이 시장의 징계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이 시장의 글을 읽으면 K리그 전체를 부패돼 있고 부조리한 집단으로 매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2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부당한 징계 시도 행위에 대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심판도 실수할 수 있지만 판정에 대한 비판 금지는 경기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사실상 연맹과 전면전을 선포했다.
홍 지사는 이 시장과 연맹의 힘겨루기에 함께 축구팀을 이끌고 있는 지자체장의 입장에서 당적에 상관없이 이 시장의 손을 든 것이다. 홍 지사와 이 시장은 각각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다.
홍 지사는 “지난 2년동안 경남FC 구단주를 하면서 시민구단의 한계를 느끼며 주말마다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며 “한해 130억원에 달하는 예싼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의아한 심판 판정에 허탈함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야구는 일주일 동안 6일간 운동을 하는데 반해 일주일에 한 경기만 하는 K리그가 어떻게 인기 있기를 바라겠나”라며 “넥센 히어로즈 운영을 위해 넥센타이어는 40억을 내는데 우리는 130억을 내고도 효과를 못 거두는데 이러고도 프로축구단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이 시장은 다시 페이스북에 “홍 지사도 연맹에 한 말씀 하셨다”며 “구시대적 ‘심판비평절대금지’와 같은 성역이나 설정하고 그걸 어겼다고 구단주를 징계하겠다는 연맹은 스스로를 한번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다 한국축구가 잘 되자고 하는 일이고 하소연”이라며 “팬들이 떠나고 국민의 축구사랑이 예전만 못한 이유가 뭔지 프로축구를 책임지고 있는 연맹이 되돌아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평소에는 보기 드문 여야 화합이 축구를 통해 이뤄졌다고 반응하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찰*’는 “여야가 힘을 합쳐 이번 기회에 썩어빠진 연맹을 정신차리게 하자”며 홍 지사와 이 지사를 거들었다.
트위터 아이디 ‘_LOVE*******’도 “새정치연합 이재명 성남시장이 연맹을 깠는데 새누리당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 시장 편을 들었다”면서 “여야 대통합을 이뤄낸 프로축구연맹”이라고 전했다.
페이스복 사용자 양모 씨는 “정치인도 징계하는 마당에 각 팀 감독과 선수, 축구팬들은 오죽할까. 억울해도 하고 싶은 말도 못하는 게 대한민국 축구”라며 “(여야가) 힘을 합쳐 연맹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달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사용자 김모 씨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좋은 선례가 될 듯 하다”면서 “홈&어웨이 방식으로 언제 한 번 경남과 성남의 친선 경기를 하자”며 이색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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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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