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정의당 입당? 나와 유사성 많다"
이슬기 기자
입력 2014.11.27 22:12
수정 2014.11.28 09:42
입력 2014.11.27 22:12
수정 2014.11.28 09:42
"정의당이 지지하지 않을만한 사람 지지할 분들 아냐, 삶의 궤적 유사"
박 시장은 이날 저녁 7시 서울시립 성동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정의당 서울시당 주최 박원순 시장 초청 강연회’에서 ‘새정치연합 당적인데 정의당 입당을 고민해본 적은 없느냐’는 정의당 당원의 질문에 “정의당이 지지하지 않을만한 사람을 지지할 분들은 아니지 않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말을 잘못하면 저 많은 카메라들이...”라고 우스개소리를 던진 후, “정의당 대표와 의원들, 각 시도당 분들과 당원들 모두 어찌보면 정치라는 것을 떠나서 삶의 궤적이 매우 유사한 행로를 걸어왔다고 생각한다”며 “사회를 위해 헌신해왔고, 그것을 가장 강력히 희구하는 분들이 모여있는 곳이 정의당”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무상복지 재정 분담 문제 등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충돌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지방정부는 재원이 제한돼 있어서 돈이 부족하지만, 중앙정부는 상대적으로 여지가 있지 않느냐”며 “예산은 중앙과 지방이 각각 6:4지만 실제 사무는 지방정부가 더 많다. 그런데 예산은 2:8이다. 결국은 중앙정부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특히 페르손 스웨덴 전 총리가 자신의 저서에서 ‘보편적 복지는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지방정부에 전가하지 말라’고 주장한 것을 언급하며 “복지 분담 비율에 대해 지방정부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비율을 결정해서 지방은 이렇게 하라고 지시가 내려오더라”며 “OECD 국가들은 오히려 지방정부가 6만큼의 재정을 받는다. 일하는만큼 지방에 재정이 오도록 만드는 게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예방접종 정도는 무상으로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한대맞는 데 10만원이 넘는다”며 “금년에 복지부가 갑자기 시행한다고 발표 했는데, 중앙정부는 3, 나머지 7은 지방정부가 내라고 하더라. 생색은 중앙이, 돈은 지방이 내는 격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청중석에 있던 한 시민이 “그래서 대통령을 하셔야 합니다”라고 외쳤고,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박 시장은 웃으며 “중앙과 지방이 그런 부분에 대해 상의를 좀더 하면 답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아울러 선거제도개혁과 관련해서는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가장 이상적인 방안으로 꼽았다. 박 시장은 “민주주의는 다수결이 물론 중요하지만, 소수자 보호가 굉장히 중요하다. 소수자라 하더라도 소수자 대표를 뽑을 수 있어야한다”며 “그래서 정당명부식이 가장 합리적이고 대의민주주의에 가장 잘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가장 많은 이들이 질문을 던진 ‘대선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요새 내 건배사 구호가 ‘오직서울, 오직시민’이다. 서울을 정말 반듯한 도시로 제대로 만들고싶다. 그게 중요한 것 아니냐”며 “시장 됐을때부터 그 질문이 계속 나왔는데 사람들은 내 말은 다 안 믿더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강연회에는 천호선 정의당 대표과 정호진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평당원들과 일반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강연장을 채웠다.
박 시장은 정장 차림으로 홀로 강연 무대에 서서 PPT를 활용해 서울시의 행정 현황 및 사업 평가 등을 소개했다. 그는 강연 중 종종 무대 끝에서 끝으로 이동하며 청중에게 ‘2006년 마지막 주 발행된 타임즈가 선정한 올해 인물은 누군지 아느냐’는 등의 퀴즈를 내거나, 대머리가 된 자신의 캐리커처를 화면에 띄워 청중석에서 수차례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아울러 서울시 디지털 행정의 일환인 ‘응답소’와 관련, 임금 체불로 고통받던 버스기사가 응답소에 민원을 올린지 4일만에 임금을 받은 일화를 소개하며 “이 정도면 진짜 광속행정 아니냐”고 칭찬해 또한번 웃음을 자아냈고, “내 팔로워가 130만이다. 내 팔로워들 한번 손들어보시라”면서 참여를 유도했다.
한편 천 대표는 강연 전 인사말에서 "정의당 밖에 있는, 가장 정의당스러운 정치인이 바로 박원순"이라며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후보를 내지않고 박 시장을 지지한 것에 대해 당내 비판도 있었지만, 박원순이 해왔던것, 앞으로 하려는 것이 정의당과 다르지 않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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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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