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손학규, 재보선 통한 정계복귀 무산?
이슬기 기자
입력 2014.06.13 10:49
수정 2014.06.13 10:51
입력 2014.06.13 10:49
수정 2014.06.13 10:51
총력 지원한 경기지사 선거 패배, 재보선 출마에 안철수 비롯한 당내 제동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손학규 상임고문의 정계복귀 플랜이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올인 했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패배한 데다, 7.30 재·보궐 선거 출마에 대한 당내 이견도 불거졌기 때문이다.
앞서 손 고문은 다음 달 재·보궐 선거에서 수원지역 3개 선거구(권선, 팔달, 영통)중 한 곳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사실상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손 고문은 6.4 지방선거에서 김진표 새정치연합 경기지사 후보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전 방위적 지원에 나섰다. 김 후보의 승리는 곧 '금의환향'하며 정계로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까닭이다.
손 고문의 지원은 탄력을 받는 듯 했다. 김 후보가 다소 뒤쳐진 상태로 시작했지만, 곧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막판에는 남경필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앞지르는 등 초접전을 벌이던 터였다. 선거운동 초반부터 ‘경기도에서 승리해야 진정한 지방선거 승리’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던 이유다.
하지만 세월호 심판론의 핵심 지역인 경기도에서 패배하면서, 전면 지원에 나섰던 손 고문의 기세는 급격히 시들었다. 여기에 선거기간 내 이뤄진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조차 밀려난 상황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간 손 고문과 대립해왔던 안철수 대표가 당 중진들을 향해 ‘선당후사’를 거론하는 등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기자실을 방문해 ‘당내 중진에 대한 전략공천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 중진들은 7.30 재·보궐에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임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선당후사’의 의미가 재·보궐 선거에 중진이 아닌 신인들을 공천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차차 말씀 드리겠다”는 짧은 답변만 남겼다.
이는 손 고문을 비롯해 이번 재·보궐 선거를 통해 원내에 진입하려던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의원,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을 정면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게다가 당의 대표적인 486 주자인 동시에 당내 초·재선 의원 모임 ‘더 좋은 미래’ 소속인 우상호 의원도 ‘올드보이는 안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우 의원은 지난 11일 ‘더 좋은 미래’가 주최한 ‘6.4지방선거 평가와 새정치연합의 과제' 토론회에서 “7·30 재·보선에선 박원순·안희정 같은 혁신적인 세대교체형 후보들이 득표율을 높인 지방선거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며 “올드보이들이 귀환하면 당이 변했다는 느낌도 안 주고 100% 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공천을 두고 현 지도부로 대표되는 신 당권파와 손 고문 등으로 중심으로 하는 구 당권파가 이미 세력 다툼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벌써 ‘지도부가 지방선거에 이어 재·보궐 선거에서도 전략공천으로 자기 사람을 심으려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안 대표 측 인사들은 대거로 재·보궐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안 대표의 측근인 금태섭 대변인의 경우,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였던 동작을 출마를 적극 고려하고 있으며, 김효석 최고위원과 이계안 최고위원, 이석형 전 함평군수도 각각 호남과 경기, 전남 지역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손 고문은 12일 6·15 남북정상회담 14주년을 맞아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통일, 6·15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의 학술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손 고문을 비롯해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참석했으며, 국내외 남북문제 전가들과 함께 '통일대박론 어떻게 볼 것인가' 등 3개 분야에 대해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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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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