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복귀?’ 한국의 지단 볼 수 있을까
김윤일 기자
입력 2014.01.09 09:31
수정 2014.01.10 16:32
입력 2014.01.09 09:31
수정 2014.01.10 16:32
홍명보 감독, 박지성 의견 직접 듣는다 천명
지단 역시 대표팀 복귀해 월드컵 준우승 이끌어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박지성(33·PSV 에인트호번)을 월드컵에서 다시 볼 수 기회가 열렸다.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홍명보 감독은 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서 “대표팀 복귀 문제에 대해 서로 부담 없이 한 번은 만나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지성이 대표팀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소식은 전해졌지만 내가 직접 들은 것이 아닌 만큼 만나서 생각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럽 명문클럽에서의 활약은 물론 국가대표에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긴 그야말로 ‘아시아 축구의 별’이다.
지난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 정확히 100경기를 치르며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이후 지난 3년간 박지성이 대표팀에 다시 합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이때마다 그는 정중하게 고사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있어 상황이 다르다. 현재 대표팀은 기성용과 이청용, 구자철 등 20대 중반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며 세대교체에 성공했지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홍명보 감독 역시 각급 대표팀을 맡으며 베테랑의 중요성을 역설해왔기 때문에 기량과 경험을 동시에 갖춘 박지성이 적격이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박지성 개인적으로도 은퇴 번복에 따른 부담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수의 세계적인 축구스타들이 은퇴 선언 후 여론을 지원을 등에 업고 대표팀에 복귀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최고의 스타 지네딘 지단이 가장 좋은 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유로 2000 우승을 이끌었던 프랑스 축구의 상징 지단은 유로 2004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선언을 했다.
하지만 이후 프랑스 대표팀은 세대교체에 실패, 갈피를 잃은 듯 고전을 면치 못했고 급기야 2006년 독일 월드컵 유럽 예선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레이몽 도메네크 감독은 지단의 복귀를 직접 요청했고 클로드 마케렐레, 릴리앙 튀랑과 함께 전격 레블뢰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그 결과 지단이 이끈 프랑스 대표팀은 조별예선서 한국과 스위스에 고전하는 듯 했지만 16강 이후 예의 날카로움을 되찾아 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무엇보다 지단은 브라질과의 8강서 전성기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쳐 명불허전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당시 지단의 나이는 34세로 지금의 박지성보다 한 살 더 많았다. 박지성 역시 맨유 시절에 비해 체력 저하가 눈에 띄고 있지만 여전히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으며,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인 PSV서 그의 리더십은 단연 돋보일 정도다. 과연 박지성이 홍 감독의 부름에 선뜻 응해 ‘한국의 지단’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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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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