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긴급 진단]<1> 관중 없는 K-리그

이상엽 객원기자 (4222131@naver.com)
입력 2006.07.17 19:46
수정

매년 되풀이 되는 관중 없는 K-리그..경기력 저하 등 악재 겹쳐 더욱 어려워..

<1> 관중 없는 K-리그
<2>K-리그 왜 중요한가?
<3>한국 축구의 과제, 스타를 만들어라

2006 독일 월드컵은 이탈리아의 4번째 우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국내로 복귀한 태극 전사들도 소속팀으로 흩어져 컵대회를 치르고 있다. 16강 진출 실패의 여파 일까, 여전히 K- 리그는 팬들이 외면하고 있다.

매년 되풀이 되는 관중 없는 K-리그, 과연 해법은 없는 것일까?


월드컵과 같은 국가 대표 경기가 있을 때에는 경기장은 온통 붉은 색 물결로 만원사례를 이룬다. 하지만 K-리그는 정반대다. 팬들로부터 외면 받은 K-리그는 썰렁함을 넘어 측은하기까지 하다. 무엇 때문에 K-리그가 외면 받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내 팀, 우리 팀‘이라는 개념과 애착 없어..

K리그는 기술과 스피드 등 세계 유수의 유럽 빅리그와 비교했을 때 수준이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월드컵에서 보여준 내셔널리즘(애국심), ‘주술적 신앙(?)’과 같은 내 팀이라는 애착이 없다.

구단 이름에 기업 상호의 이미지가 더 크게 들어가 저 팀이 ‘내 팀’이라는 인식을 주지 못하는 것도 큰 원인 가운데 하나다. 외국처럼 기업은 스폰서 역할로 참여해 지역민들을 더 끌어 모으는 방법이 이 같은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시킬 수 있다. 또한 손쉽게 연고지를 변경할 수 있는 제도상의 문제점 등으로 지역연고 정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K-리그 전반기에 나타난 축구 형태는 ´잠그기 축구´ 였다. 독일 월드컵에서도 경기당 2.27골로 역대 두 번째로 최저 골이 터진 가운데 ´잠그기 축구´가 대세를 이뤘다. 공격적인 포메이션 대신 미드필드에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면서 안정적 경기 운영을 펼친다. 결국 경기는 시소 게임을 펼치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는 ´수비 지향적´ 경기를 치르게 된다.

K-리그 전반기에 기록된 골은 총 91경기 192골로 경기당 2.11골 이라는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 기록은 겨우 한 팀이 경기당 1골을 넣었다는 셈. 축구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골, 골이 터지지 않는다면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

K-리그 전반기, 91경기 중 43경기가 무승부

K-리그 전기리그에선 또 다른 악재가 하나 있었다. 바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무승부가 절반 가까이 있었기 때문이다. 91경기 중 43경기가 무승부라는 것은 전 세계 어느 리그를 뒤져봐도 엄청나게 높은 비율이다.

더욱 흥행요소를 떨어뜨린 것은 43경기중 20경기 가까이 0-0 승부로 한 골도 터지지 못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한 골도 터지지 않는 경기를 보면서 무엇을 생각할까?


팀당 13경기에서 6경기 이상을 무승부로 기록했다는 것은 전반적으로 느슨한 경기가 나왔다는 걸로 밖엔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팽팽한 경기라도 무승부가 나온다면 느끼는 입장에선 그 효과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13경기 2승 팀이 5위를 기록했다는 것도 K-리그가 무승부가 많이 나왔다는 걸 증명해준다. K-리그 14개 구단 중 5위를 기록한 전남은 2승 10무 1패를 기록했다. 13경기서 10경기를 무승부가 나왔다는 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혼란만 주는 K-리그, "퇴출은 없어!!"

현재 K-리그는 14개 구단이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떨어지는 경기력은 총 91경기 83만2천211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평균 관중 9천145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기리그 평균관중인 1만1천552명에 비해 2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이 정도면 K-리그는 위험 수위다. 하지만 K-리그 운영은 틀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아, 축구 팬들의 원성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K-리그의 운영을 맡고 있는 축구 연맹은 경기 시작을 공지 없이 바꾸는 건 물론 매번 운영 방식이 바뀌는 등 팬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현재 치러지고 있는 컵 대회를 토너먼트 방식이 아닌 리그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에도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16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2006 컵대회 포항-제주 경기가 파행을 빚으면서, 축구 연맹은 비난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기권한 제주 구단 역시 팬들을 ´기만´한 죄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또다시 K-리그가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떨어지는 경기력으로 팬들의 외면을 받았던 K-리그의 계속되는 ´갈팡질팡´식 운영으로 관중수 감소는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하지만 반성 없는 축구계는 ´남의 탓´만 하고 있어 팬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지금이라도 자성과 함께 체계적인 틀을 마련한다면 ´시급한 과제´는 일단 해결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이상엽 기자 (42221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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