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이 산으로 간 '정글' 최저시청률로 퇴장

김명신 기자
입력 2013.07.20 09:29
수정 2013.07.21 09:47

웃음 잃은 다큐 혹평 속 시청률 하락

감동 진정성 강조하려다 실패작으로


웃음 버린 예능의 결과는 최저 성적표였다. 금요일 심야 시간대 1위라고는 하지만 적수없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던 전편들과는 분명 다른 결과였다.

예능이 웃음을 버렸다는 건 다큐와 별만 다를 게 없어 보일 수 있다. 다큐가 나쁜 게 아니라 예능은 예능다워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진짜사나이'가 리얼 군대를 표방한다고 해서 진지하고 심각하지만은 않지 않나. 그런 가운데 감동 웃음도 있고 엉뚱하게 터지는 웃음도 있다. 때문에 호평 속 시청률 역시 상승세 아닌가.

시청자들은 예능 채널을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그렇다 해도 그 심각 속 분명 즐거움을 찾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히말라야'는 지난 19일 종영까지 웃음을 잃었다. 그렇다고 진한 감동만 선사한 것도 아니다.

8번째 여정지로 네팔 히말라야 행이 확정지어졌을 때 예능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안정환의 등장으로 초미의 관심을 모았고 정준이나 오지은 그리고 갓 전역한 김혜성 등 새 병만족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스타트 부터 멤버들간의 어색함을 드러낸 '정글'은 고산병과 야생동물만 득실거리는 현장의 모습, 폭설과의 싸움 등 '몸고생'만 선보였다. 그 가운데 시청자들은 웃음 코드를 찾지 못했고 '담백한 예능'이라는 평가도 3회 만에 무너졌다.

물론 최고의 고생이 될 것이라는 예고 속 어느 정도 감안은 했지만 몸고생에 쳐진 멤버들은 웃음을 만들만한 여력도 없어 보였고 보는 사람도 지쳐갔다. 역대 최고 먹을 것을 확보하지 못한 멤버들이 웃길 힘이나 있었겠나 싶을 정도다. 더욱이 현장은 동물의 왕국을 보듯, 벵갈호랑이, 코끼리 등 위험 천만했다.

더욱이 문제는 기대를 모았던 안정환이나 정준 김혜성 오지은 등 캐릭터가 없었다는 점이다. 전 편에서 논란이 됐던 박보영의 반전이나 엉뚱 병장 정석원 등 살아있는 개성으로 주는 웃음이 있었다. 결국 웃음기 뺀 예능이라는 평가 속 언론의 노출이나 화제성에서 단연 떨어졌다. 그 흔한 먹방도 없으니 줄줄이 홍보 역시 역부족이었다.

배가 산으로 가면 어떻겠나. 웃음보다는 감동과 진정성을 강조한다는 느낌이 들면 예능은 어색해진다. 웃음이 나는데 감동이 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것이고 그 웃음이 진정성을 담고 있으면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것이다.

이런 혹평 속 히말라야 편은 자체최저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에 따르면 13.9%의 시청률을 기록, 지난 14.5% 보다 0.6%포인트 하락한 수치이자 역대 최저다.

첫 회에서 15.8%로 스타트를 끊은 후 잠시 상승세를 타는 듯 했지만 4회부터 추락해 결국 자체최저시청률로 마무리 됐다.

오는 26일부터는 '정글의 법칙 in 벨리즈' 편이 방송된다. 김병만과 노우진, 류담, 김성수, 조여정, 오종혁, 인피니트 이성열이 출연했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일단 웃음을 되찾은 모습이어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김명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