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투여 김주찬…KIA 육상부 중심이동?
김종수 기자
입력 2012.11.20 11:49
수정
입력 2012.11.20 11:49
수정
4년간 총액 50억원 배팅..선동열 승부수?
부상병동 LCK포 대신 육상부 타선 기대
'타선의 핵은 LCK포 아닌 육상부?'
KIA 타이거즈가 올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올랐다.
KIA는 김원섭과 유동훈 등 팀 내 FA를 총액 21억5000만원(김원섭 14억원-유동훈 7억5000만원)에 잡은 데 이어 롯데 출신 외야수 김주찬과 역대 FA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인 50억원(계약기간 4년, 계약금 26억원, 연봉 5억원, 옵션 4억원)에 계약했다.
지난 시즌 잇따른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전력을 풀가동하지 못했던 선동열 감독은 구단 측에 전력보강을 요청했고, KIA가 화끈하게 답한 결과다.
'거품논란'이 있긴 하지만 김주찬 영입은 KIA 타선에 큰 보탬이 될 것이 확실하다. 공격적인 타격에 빠른 발이 장기인 김주찬은 3할에 육박하는 타율에 30개 이상의 도루가 보장된 호타준족이다. 타구판단 및 펜스를 활용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지만, 빠른 발과 좋은 어깨를 갖춰 외야 수비도 우수하다.
사실 많은 KIA팬들이 이번 FA시장에서 가장 원했던 것은 정현욱(삼성→LG)이었다. 손영민-한기주 등이 개인 사정과 부상 등으로 사실상 다음 시즌 전력에서 빠진 가운데 불펜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선발진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종반만 되면 흔들리는 마운드는 반드시 보강해야 할 문제였다.
하지만 정현욱은 여러 사정을 들어 KIA가 아닌 LG를 택했다. KIA가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김주찬을 잡으려 한 것은 전력보강이 시급해진 상황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사실 부상병들만 제대로 돌아온다면 KIA는 김주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강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최희섭-이범호 두 거포가 지키는 1루-3루는 물론 김상현-김원섭-나지완-이용규의 외야라인도 어느 팀 못지않다. 문제는 최근 몇 년간 그랬듯, 이들이 동시에 건강하게 뛰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른바 'LCK포'로 불리는 이범호-최희섭-김상현의 상태는 심각하다.
이들을 받쳐줄 차세대 거포 나지완과 김주형은 아직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선수는 많지만 정작 쓰려면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시즌에는 차일목 등 포수자원들까지 지명타자로 ‘동원’됐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거포들을 향한 선동열 감독의 믿음도 사라졌다. 때문에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 중심타자들에 의지하느니 발 빠르고 작전수행능력 좋은 타자들로 타선을 재구성할 계획이다. 그런 점에서 김주찬은 좋은 자원이다. 기존의 이용규-김원섭-김선빈 등 호타준족 타자들이 건재한 가운데 김주찬이 합세한다면 적어도 빠른 야구만큼은 안정적으로 펼칠 수 있다.
김주찬의 현재 예상 타순은 2번이다. 톱타자로도 손색이 없지만 KIA에는 이용규가 있다. 끈질긴 커트신공으로 상대 투수를 물고 늘어지는 이용규와 초구부터 과감하게 치고 나가는 김주찬이 1-2번에 포진하면 위력이 배가 된다.
둘 모두 발이 빨라 경우에 따라 공격적인 더블스틸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상하위 타선의 균형도 잡을 수 있다. 그동안 2번을 맡았던 유격수 김선빈은 체력부담을 덜고 9번으로 뛸 수 있다. 상황에 따라 9번부터 공격이 시작되면, 3명의 톱타자급 플레이어가 내야를 휘젓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 김원섭-신종길-안치홍 등 발 빠른 타자들이 탄력적으로 가세하면 그야말로 '육상부'가 따로 없다. 상대 투수 입장에서는 발 빠른 타자들을 연속으로 상대해야 되는 부담도 상당하다. 이는 고스란히 중심타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시너지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만큼 KIA가 김주찬에 거는 기대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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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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