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달달한 밥도둑 ‘생선조림쌈밥 드시러 여수로 오이소!’

김봉철 넷포터
입력 2009.12.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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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달달한 밥도둑 ‘생선조림쌈밥 드시러 여수로 오이소!’

요즘 음식점가에는 전국적으로 ‘남은 음식 재사용안하기’ 운동이 시행되고 있다. 이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있는 청결 관광도시 여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에 가장 솔선수범(?)으로 나선 여수 대표 음식점이 있다. 바로 여서동 은현교회 앞에 위치한 ‘미소쌈밥’이 그곳이다.

각종 TV프로그램 등에 출연한 것은 물론 16개 여수맛집 중 한 곳으로 뽑히기도 한 미소쌈밥은 10여 년간 고등어, 정어리, 제육 등을 신선한 쌈재료에 싸 먹을 수 있게 내놓는 쌈요리 점문점이다.

서은숙 대표의 워낙 깔끔한 성격 탓이기도 하지만 여수쌈밥하면 ‘미소’를 떠올릴 정도로 맛깔난 곳이다 보니 손님들이 그릇 바닥이 보일 정도로 싹싹 긁어 비우고가기 때문에 재사용 하고말고 할 것도 없을 정도라고.

이런 웃지 못 할 에피소드의 주인공 삼형제 중 첫째가 고등어쌈밥이다. 여수항에서 그날그날 들어오는 싱싱한 고등어를 통째로 양념장에 담갔다가 무와 우거지, 고구마 순 등 갖은 재료를 깔고 국물이 자작하게 졸여질 때까지 끓여낸 다음 두툼한 고등어 조각을 상추와 깻잎, 청경채 등 다양한 쌈에 올려 밥과 함께 싸 먹는 것이 고등어쌈밥의 정석.

이를 볼이 터질 정도로 입 안 가득 밀어 넣으면 스트레스가 확 풀릴 정도로 매콤하고 달짝지근한 양념장에 싱싱한 고등어의 청량함까지 느껴져 입맛이 확 돈다. 생선하면 떠오르는 비릿함은 어디로 가고 고등어의 감칠맛에 추가로 밥 한 공기쯤 부르는 건 기본이다.

게다가 밥 한 공기와 사라진 고등어의 남은 살과 양념이 속까지 배어든 무, 우거지를 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오색만찬이 따로 없다.

고등어쌈밥의 주재료인 고등어는 정어리, 전갱이, 꽁치와 함께 4대 등푸른 생선으로 꼽히는데, ‘바다의 보리’라고 할 정도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DHA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나 수험생, 노약자들에게 아주 훌륭한 식품이며, 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EPA 농도가 높아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중성지방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미국 신시내티 의과대학이 ‘고등어가 편두통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발표를 해 고등어의 다양한 효능에 더욱 놀라게 한 바 있다.

다만, 고등어는 강한 산성식품이어서 산성을 중화시킬 수 있는 채소류와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물론 그 때문에 고등어는 오래전부터 서민들의 고영양식으로서 무, 파 등과 함께 조림의 형태로 즐겨 먹곤 했는데, 여기에 익히지 않은 싱싱한 생채소에 싸먹는 생선조림쌈밥은 황금밥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 이에 못잖은 ‘미소쌈밥’의 두 번째가 정어리쌈밥이다. 고등어쌈밥과 조리법은 거의 같지만 자작하게 졸여낸 정어리는 뼈째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 칼슘 덩어리를 먹는 셈이니 왠지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랄까.

여기서 만약 생선보다는 육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미소쌈밥의 세 번째 대박메뉴인 제육쌈밥을 얘기할 수 있다. 매콤한 소스가 잘 배인 야들야들 잘 익은 돼지고기에 마늘 한 점, 고추 한 점, 밥 한 숟가락 얻어 야채와 싸 먹는 맛이란 곧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독특한 음식문화로서 국민들의 입과 배를 즐겁게 해 준다. 예부터 서민들은 쌈에 싸는 것을 ‘복’으로 상징화해 복쌈이라고 일컬었는데, 이는 조선시대 <동국세시기> “정월 대보름날 나물잎에 밥을 싸서 먹으니 이것을 ‘복쌈’이라 한다”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수의 명물’ 미소쌈밥을 찾아 한 그릇 비워보는 것도 다가오는 새해, 복 많이 받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데일리안 = 김봉철 객원기자]

문의 : 미소쌈밥(미소쌈밥.com /061-652-4900)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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