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맘’ 출생아 수 견인...일·가정 양립 제도 필요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5.08.27 15:01
수정 2025.08.27 15:01

통계청, 6월 인구동향 발표

6월 출생아 수 1만9953명…6월·2분기 기준 역대 최고

6월 혼인건수 1만8487건…지자체, 출산 장려 영향

母 연령별 출산율, 30대 초반 ‘70.4명’…혼인 외 출산도 ‘긍정적’

경기도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뉴시스

올해 2분기 출생아 수가 6만979명으로 집계되며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출생아 수 증가세는 30대 초반 워킹맘이 견인한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저출생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출생아 수 5분기째 증가…혼인, 30대 여성 증가 영향


전국 월별 출생 추이.ⓒ통계청

통계청이 27일 공개한 2025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출생아 수는 1만995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09명(9.4%) 증가했다. 출생아 수는 2010년 6월(1906명) 이후 동월 기준 최대이며 증가율은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6월 합계출산율은 0.76명으로 지난해 대비 0.06명 늘었다.


출산 순위별 출생아 수 구성비를 살펴보면 첫째아는 1년 전 대비 1.5%포인트(p) 올랐다. 반면, 둘째아(1.2%p)와 셋째아 이상(0.3%p)은 떨어졌다.


2분기 출생아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157명(7.3%) 늘어난 6만979명으로 집계됐다. 2분기 기준 출생아 수는 2011년(4731명)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상반기 출생아 수 역시 12만6001명(7.4%)으로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6명으로 0.05명 늘었다.


모(母)의 연령별 출산율은 전년 동기에 비해 25~29세는 0.5명, 30~34세는 2.7명, 35~39세는 5.1명 각각 증가했다.


출산 순위별 출생아 수 구성비는 1년 전에 비해 첫째아는 1.3%p 늘었으나 둘째아(0.8%p), 셋째아(0.4%p) 이상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3.59년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0.04년 감소했다. 첫째아 출산 시 평균 결혼생활 기간은 2.45년으로 1년 전과 비교해 0.01년 줄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6월 자연증가(-7317명)는 자연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2분기 자연증가도 2만3586명 줄어 자연감소했다.


박현정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이후 5분기째 출생아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1분기부터 이어진 혼인증가와 30대 여성 인구 증가,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혼인 건수 15개월·6분기 연속↑…지자체 결혼장려금 지원 등 영향


제54회 웨덱스코리아 웨딩박람회를 찾은 예비 부부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뉴시스

혼인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6월 혼인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39건(9.1%) 증가한 1만8487건으로 집계됐다.


혼인 건수는 6월 기준 2018년(2만610건) 이후 최대치다. 증가율은 2010년(9.7%) 이래 최대치다. 증가규모는 2015년 이후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혼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3263건(5.8%) 늘어난 5만9169건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혼인건수는 11만7873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12만87건)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혼인건수는 6월 기준 15개월, 분기 기준 6분기 연속 증가하고 있다.


일반혼인율은 전년 동기에 비해 남녀 모두 0.5건 늘었다. 연령별 혼인율은 전년 동기 대비 남녀 모두 4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혼인종류별 혼인 건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남자 초혼은 3797건(7.9%) 증가한 반면, 재혼은 550건(-7.3%) 감소했다.


여자 초혼은 3750건(7.9%) 증가했으나 재혼은 507건(-6.2%) 감소했다.


혼인 건수가 증가하는 데에는 지자체 차원에서 지급하고 있는 결혼장려금 등이 효과를 준 것으로 보인다.


박 과장은 “대전의 경우 결혼지원금을 지원하고 있어 그 부분이 혼인 증가에 영향을 많이 주고 있다. 타지역에서도 결혼장려금을 지원하고 있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신혼부부 대출 등에서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것들이 출산에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평균 출산연령 ‘33.7세’ 직장맘…일·가정 양립 정책 필요성 커져


모의 연령별 출산율.ⓒ통계청

출생아 수 증가는 30대 초 여성들이 견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모(母)의 연령별 출산율은 30대 초반이 70.4명으로 가장 높았다. 30대 초반 출산율은 3.7명(5.6%) 늘었다. 평균 출산연령은 33.7세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혼인 외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공개한 2024년 출생 통계를 살펴보면 혼인 외의 출생아는 1만3800명으로, 전년 대비 1.1%p 증가한 5.8%였다. 혼인 외 출생아 수는 2020년 6900명, 2021년 7700명, 2022년 9800명, 2023년 1만900명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사회조사를 보면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느냐?’는 질의에 대한 긍정적 답변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2020년에는 30.7%, 2022년엔 34.7%, 2024년에는 37.2%로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인식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출산율은 올해 하반기에도 증가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인구·고용동향과 이슈’에서 국민건강보험 임신·진료비 지원사업(임신바우처)을 통해 2025년 출산율 반등의 가능성을 점검한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2025년 분만 예정자 수는 30만4000명으로 2024년 분만 예정자 수(28만3000명) 대비 2만1000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 증가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일·가정 양립 등 저출생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이 경력 단절, 출산 포기 등 저출산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의‌ 분만진료 ‌청구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2023~2024년‌ 가입유형별‌ 합계분만율 ‌증가는‌ 직장가입자,‌ 지역가입자,‌ 의료급여수급권자‌ 순으로 파악됐다.


예정처는 “지난해 출산율 반등이 여성 직장 부양자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올해도 출생아 수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라며“이러한 결과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재정 지출이 증가하고, 새로운 저출산 정책들을 도입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빅데이터에서 지역가입자의 분만율이 낮은 상태다. 지역가입자는 일·가정 양립 관련 정부 사업 참여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정부의 추가적인 대책도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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