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부동산 시장, 양극화도 극심
입력 2025.01.21 06:17
수정 2025.01.21 06:17
상·하위 아파트값 격차 11배, 역대 최고치
“세금 부담·대출 규제 등으로 ‘똘똘한 한 채’ 심화”
올해 아파트 시장은 지역별, 가격대별, 아파트 연령대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12억836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1억1648만원)의 11.02배에 달하는 수치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평균 가격을 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눈 지표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의미다.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2022년 2월 처음으로 10배를 넘었다. 이후 한동안 주춤하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들어 상승하기 시작해 12월에는 KB부동산이 해당 통계를 집계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1배를 넘었다.
KB부동산이 같은 통계를 집계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다.
서울 지역 내 양극화 현상도 심화됐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의 5분위 배율은 5.6이었다. 이는 10월 5.4 대비 오른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이는 상위 20% 아파트 한 채로 하위 20% 아파트를 평균 5.6채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를 극명히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5분위 평균가는 27억2539만원이었는데 1월(24억6461만원)과 비교하면 10.58% 오른 수치다.
반면 1분위 평균가는 1월(4억9913만원)보다 12월(4억9089만원)에 오히려 떨어졌다. 아파트 수요가 핵심 지역의 일부 단지에 몰리는 ‘똘똘한 한 채’ 현상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세금 부담과 대출 규제, 소득 격차 등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주거용부동산팀장은 “강남권, 용산, 성동구 등 선호지역 아파트과 재건축 사업 탄력을 받는 압구정, 여의도, 목동 등 재건축 단지들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반면, 공급이 많고 대출 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동대문구와 평택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다수의 입주 물량과 미분양 물량으로 인해 일시적인 가격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남 등 주요지역의 재건축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의 격차도 심화될 전망이다.
양 팀장은 “올해 인기 지역의 고가 아파트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한편, 공급과 수요가 불균형한 지역에서는 가격 조정과 미분양 증가 등 상반된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양극화는 소득 격차와 대출 규제, 공급 부족 등의 요인이 결합하며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