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리츠, 유증 대신 담보·자산 매각 전략...시장 충격 ‘최소화’
입력 2025.01.18 07:00
수정 2025.01.18 07:00
KRX 리츠 TOP 10, 작년 4Q에만 14%↓
유증 없이 매각·차환 등 자본 조달 다양화
지난해 하반기 무더기로 유상증자를 발표했던 상장 리츠들이 최근 들어서는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규 자산 매입 자금을 유상증자 외에 담보대출 및 기존 자산 매각 등의 방식으로 조달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상장 리츠들이 신규 자산 편입 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유상증자 대신 담보대출, 기존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 등 자금 수단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리츠는 신규 자산을 편입해 덩치를 키우고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지속적인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기존에는 유상증자가 많이 사용됐으나 작년 하반기에만 1조원 가까운 규모의 유증이 이뤄진 가운데 이러한 결정이 주가 하락 등 시장 충격으로 이어지면서 자본조달 방식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실제 국내 주요 리츠들이 속해 있는 ‘KRX 리츠 TOP 10지수’는 지난해 4분기에만 14.4%(840.65→840.65) 하락했다. 4분기에 코스피가 7.5%(2593.27→2399.49) 내린 것과 비교하면 KRX 리츠 TOP 10지수 하락 폭은 코스피의 2배 수준인 셈이다.
개별 리츠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화리츠는 작년 11월 약 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에 같은 해 3월 장중 5400원까지 치솟기도 했던 주가는 지난 17일 기준 3510원에 마감하는 등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유증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게 나타나면서 이후 리츠들은 기존 보유 자금과 매각 대금을 활용해 유증 없이 신규 자산 편입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지난 14일 이지스롱웨일1호리츠를 통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에 위치한 삼성중공업 판교 R&D센터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매입가는 총 4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이지스밸류리츠가 531억원, 이지스자산운용의 블라인드펀드가 1239억원을 출자했다. 나머지 2500억원은 차입해 투자금을 마련했다.
이지스밸류리츠 관계자는 “이번 신규 투자로 배당 수익률은 연환산 6.85%에서 6.87%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규 투자를 위한 유상증자는 예정에 없고 추후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자본조달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또한 지난달 24일 서울 및 수도권 대도시권에 등에 위치한 13개 주유소를 매각해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한 업무에 본격 착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SK리츠는 지난해 11월 충무로역 인근에 있는 충무로15빌딩(SK-C타워)을 신규자산으로 편입했다. 지난 2023년에 유증을 통해 신규 자산 매입 자금을 마련했던 것과 달리 SK-C타워는 담보대출 및 기존 자산 매각으로 자금을 충당했다.
한화리츠 역시 유상증자 이후 투자설명회(IR) 등을 통해 추가 자산 편입 시 유증 없이 혹은 유증 규모를 최소화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지난해 연이은 유상증자의 충격이 잔존하고 있지만 정부의 리츠 활성화 방안 후속 조치가 리츠 시장에 투자심리를 개선하고 있다”며 “유상증자 대신 기존 보유한 자산을 선별적으로 매각해 특별배당하고 회수한 원금으로 더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신규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 등을 채택하는 리츠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