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장서 주목받는 고액자산가 서비스...증권가 시장 공략 속도
입력 2025.01.15 08:00
수정 2025.01.15 08:00
미래에셋·메리츠證 담당 조직 확대 및 신설
NH·하나, 혁신부 설치에 디지털 부유층 유치
실적 안정성 확보 작업...IB 부문과 연계·확장
새해 대내외 악재에 따른 증시 변동성이 지속되면서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고 안정적인 초고액자산가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자산관리(WM) 사업의 핵심 고객군으로 고액자산가들이 부상한 가운데 이들을 위한 맞춤형 사업이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조직 개편과 서비스 지원을 통해 초고액자산가 비즈니스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본부 체제였던 초고액자산가 담당 조직을 부문으로 확대하거나 신설하는 등 VIP 자산관리 부문 강화가 앞다퉈 이뤄지는 모양새다.
이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맞게 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외 금융·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와 연동되는 실적 변동성을 낮추고 자산관리형 영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자산관리는 장기적으로 고객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증권사들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꼽혀왔다. 이 중에서도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는 수수료나 투자 규모가 크고 사업의 확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새해 주요 증권사들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부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패밀리오피스 고객을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를 위해 법률 자문 기관 법무법인 태평양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초거액자산가와 기업 오너 고객을 대상으로 가업 승계와 세무, 법률 리스크 관리 등 맞춤형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PWM) 부문을 신설하면서 관련 비즈니스 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이는 기존에 있던 고액자산가 담당 조직을 본부에서 부문으로 격상한 것으로 산하에는 패밀리오피스센터를 편제했다. 향후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메리츠증권도 작년 연말 조직 개편에서 기존 리테일본부를 부문으로 격상하고 신임 리테일부문장으로 이경수 전 리서치센터장을 임명했다. 메리츠증권은 그간 고액자산가 전담 조직이 없었으나 이번 조 직개편을 통해 리테일부문 산하에 초고액자산가 공략을 위한 프라이빗투자은행(PIB)센터와 리테일전략담당을 신규 설치하면서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기업금융(IB)에 쏠려있는 메리츠증권은 대형 증권사 중 리테일 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회사는 지난해 7월 김종민 대표를 신규 선임해 IB 부문을 맡기고 기존의 장원재 대표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과 리테일 부문에 집중하는 각자 대표 체제를 통해 WM 및 고액자산가 영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연말 리테일혁신추진부를 새로 만든 뒤 초부유층의 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동시에 디지털 부유층을 함께 공략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연령대가 높고 자산이 많은 고객들도 비대면 거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하나증권도 WM혁신본부를 설치하고 PWM영업본부를 통해 고액자산가 대상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WM 조직 재편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들은 한번 거래를 맺으면 증권사를 쉽게 옮기지 않는 경향이 있고 전담 프라이빗뱅커(PB)의 관리를 받으면서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초부유층 고객 및 가족들을 확보해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이를 기업금융(IB) 부문과도 연계시킬 수 있어 지속적인 확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