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페퍼저축은행, 또 현대건설 제압...장소연 감독 “자랑스럽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5.01.12 20:11
수정 2025.01.12 20:11


현대건설에 승리한 페퍼저축은행. ⓒ 한국배구연맹(KOVO)

페퍼저축은행이 또 현대건설을 제압, 3라운드 승리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페퍼저축은행은 12일 수원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4라운드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1(25-21 13-25 25-19 26-24)로 꺾고 창단 첫 3연승을 질주했다.


2021-22시즌 창단 이래 첫 3연승 기간 지난 시즌 ‘챔피언’이자 올 시즌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현대건설을 두 번이나 잡았다. 4위 IBK기업은행(11승8패 /승점32)을 추격하는 5위에 자리한 페퍼저축은행은 8승(12패)-승점24로 팀 역대 최다 승리와 최다 승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테일러 오픈 공격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이한비의 시간차 득점으로 1세트를 따낸 페퍼저축은행은 2세트에서는 양효진-모마-고예림 등 현대건설의 다양한 득점 루트를 막지 못해 졌다.


3세트에서는 테일러-이한비 공격이 이어졌고, 장위가 정지윤의 킥오픈 공격을 블로킹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모마의 후위 공격마저 벗어나면서 3세트를 가져왔다. 4세트에서는 22-24로 끌려가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테일러의 공격이 거푸 성공한데 이어 이한비의 서브 에이스로 25점에 먼저 올라섰다. 듀스에서 모마의 백어택을 박정아가 블로킹해 승리를 확정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높이’를 앞세운 현대건설을 상대로 블로킹에서도 9-8 우위를 점했다. 서브득점도 무려 8개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격한 세리머니를 펼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테일러가 24점, 이한비가 20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 장위도 12점(블로킹 2개)을 쌓으며 힘을 보냈다. 역시 12점을 올린 박정아는 여자부 역대 두 번째로 개인 통산 6000득점(6007점) 고지를 밟았다.


꼴찌 굴욕을 당했던 지난 3시즌과 달리 올 시즌 페퍼저축은행에는 벼랑 끝에 몰려도 주저앉지 않고 ‘한 번 해보자’라는 투지가 살아 숨쉬고 있다. 그런 투지가 승리로 연결되면서 선수들은 자신감을 충전했고, 어느새 팀은 ‘탈꼴찌’를 넘어 ‘봄배구’도 노릴 수 있게 됐다.


페퍼저축은행의 변화를 이끈 장소연 감독은 “(위기에서도)두려워하지 않고 싸워보겠다는 선수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하면 김연경의 흥국생명을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2위 현대건설은 예상 밖으로 페퍼저축은행에 연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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