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한투운용 ETF 수장 ‘공백’…3위 판도 ‘예측불가’
입력 2025.01.11 07:00
수정 2025.01.11 07:00
핵심인력 사의 및 이직…점유율 경쟁 ‘변수’ 급부상
한투 급성장에 격차 축소…초접전 양상에 긴장감↑
경쟁 우위 확보 위한 충원 시급…후임자 부담감 증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점유율 3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연초부터 ETF 수장 ‘공백’ 위기에 처했다. 두 회사의 격차가 미미한 만큼 ETF 리더십을 빠르게 메울수록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수장이 잇달아 회사에 사의를 표명했다.
KB자산운용의 ETF 수장인 김찬영 ETF사업본부 본부장은 점유율 하락에 따른 책임을 지고자 사의를 표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김승현 ETF컨설팅담당은 하나자산운용의 ETF사업부문 총괄로 이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특성상 이직이 잦은 것은 사실이나 점유율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KB자산운용의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번 핵심 인력의 이탈이 순위 경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기준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각각 7.69%, 7.52%로 격차가 0.17%포인트에 불과한 수준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한 해 동안 3위 자리를 줄곧 지켜왔으나 연말 한국투자신탁운용에게 잠시 3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7일 KB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율은 7.58%로 한국투자신탁운용(7.62%)에 역전 당한 것이다. 단 하루지만 굳건히 지켜오던 3위 자리에서 밀려났다는 점에서 3위 자리가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두 회사의 점유율 추이가 상반되게 나타난 점을 감안하면 3위 자리가 더욱 불투명하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점유율이 0.1%포인트(7.92%→7.82%) 내린 반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89%포인트(4.89%→7.56%) 올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급성장에 양사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운용업계에서는 상위권인 두 회사의 ETF 총괄 자리를 두고 연쇄 이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공백이 빠르게 채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시선을 내비쳤다. 국내 ETF 시장에서 두 회사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 ETF 수장의 리더십과 능력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부담이 큰 자리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ETF 수장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점유율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기에 리더십 공백을 빠르게 해결하는 곳의 향후 입지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안정적인 상품 운용은 물론 회사의 상품 개발 및 마케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빠른 충원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연말 양사의 점유율 순위가 일시적으로나마 뒤바뀌면서 올해가 정말 중요해졌다는 진단이 다수다. 향후 두 회사의 ETF 사업 부문 변화와 정비가 KB자산운용의 ‘3위 지키기’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3위 쟁취’ 중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지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자산운용사들 중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미미한 격차로 순위 싸움을 지속하고 있기에 차기 수장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현 초박빙 상황에서 수장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입지 불안정 등과 같은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기에 후임자를 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