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넛, 자진 물량 축소에…"시장 친화적 조치"
입력 2025.01.08 13:01
수정 2025.01.08 16:54
시장 침체에 수요예측 전 하향 조정
12년 흑자에도 기술특례상장 추진
15~16일 일반청약·24일 코스닥 상장
새해부터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지난해 IPO 일정을 연기했던 와이즈넛도 국내 증시 입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와이즈넛은 수요예측을 앞두고 공모 물량을 자진 축소했는데 시장 친화적인 방법으로 주주를 배려하고자 했다는 입장이다.
장기정 와이즈넛 최고재무책임자(CFO)는 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공모 규모 자진 축소와 관련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모주 시장이 침체된 분위기를 고려해 눈높이를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와이즈넛은 지난해 11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지 약 두 달 만에 공모 일정을 진행하게 됐다. 증권신고서 정정과 공모주 시장 흐름 등을 고려해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와이즈넛은 증권신고서를 총 네 차례 정정하기도 했다.
특히 수요예측에 앞서 공모 주식 수를 대폭 줄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당초 17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었으나 90만주로 절반 가량 조정한 것이다. 이에 공모금액은 물론 시가총액도 약 200억원 가까이 줄어 희망밴드(2만4000~2만6000원) 하단 기준 3160억원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금융감독원의 권고가 아닌 자체 정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 과정을 본격화한 상황에서 공모 주식 수를 줄이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동안 상장일 유통 물량이 다소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점을 고려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당초 와이즈넛의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의 67.8%(951만주)가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었으나 정정을 통해 상장일 유통 가능 주식 수는 66.97%(875만주)로 감소했다.
장 CFO는 "당장 높은 시가총액을 인정받는 것보다 상장 후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며 "회사 보유 자금이 400억원 정도 있기에 주관사와 공모 규모를 줄이는 방향을 결정했고 시장 친화적인 조치로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와이즈넛이 기술특례상장 요건으로 상장에 도전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거래소가 지정하는 전문평가기관인 나이스디앤비, 한국기술신용평가로부터 각각 A, A 등급을 취득했다. 나아가 성장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AI·검색·빅데이터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1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22년 동일 요건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파두의 '실적 부풀리기' 사태가 있었고 이후 해당 요건으로 IPO를 진행한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엄격해진 데다 부정적이었던 만큼 향후 우려가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와이즈넛은 회사의 기술력을 거듭 강조했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이사는 "IT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AAAI에서 핵심 기술 1위 영예를 안은 바 있다"며 "그간 대형사와 빅테크 기업이 주로 수상했는데 당사처럼 중소기업이 받은 케이스는 드물기에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 대표는 "그동안 기술 혁신으로 대한민국 인공지능 소프트웨어(SW)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고 11년 동안 영업이익을 만들어온 회사로 자체 자금이 공모 자금보다 많이 있는 상황"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자체 투자 여력이 있는 상태인 만큼 공모 자금은 AI 기술이 확산되는 타이밍을 노려 사업의 본질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번 IPO를 통해 자금 조달과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자신했다.
한편 와이즈넛은 이번 IPO를 통해 100만주를 공모하며 공모 희망가는 2만4000~2만6000원이다. 오는 9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한 뒤 이달 15일과 16일 양일간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이후 이달 2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은 삼성증권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