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에 허리띠 졸라 매는 카드사…마케팅 비용 ‘뚝’
입력 2025.01.07 06:00
수정 2025.01.07 06:00
제휴사 지급 수수료·모집 비용 감소세
수익성 악화 전망…비용 효율화 기조 ↑
이례적 상황…소비자 피해 불가피 우려
국내 카드사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다.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비용 절감 차원에서 마케팅 비용조차도 줄이고 있는 모습이다. 잇따른 비용 절감에 소비자들의 피해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국내 8개 카드사가 지난해 3분기까지 9개월 간 쓴 카드비용은 6조30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856억원) 감소했다.
카드비용은 ▲모집비용 ▲제휴사지급 수수료 ▲회원·가맹점 손실보상 수수료 ▲현금서비스취급 수수료 ▲거래승인지급 수수료 ▲카드업무대행 수수료 ▲카드발급비용 ▲연체채권회수 수수료 ▲기타 카드영업비용이 포함된 비용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가 3767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12.3% 감소하며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8.3% 줄어든 4863억원으로 집계된 것을 비롯, BC카드와 국민카드는 각각 6.0%, 5.0% 감소한 2조2441억원, 9023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카드는 1.0% 줄어든 4171억원을, 신한카드는 0.9% 감소한 6910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카드와 하나카드는 같은 기간 대비 9.7%, 9.1% 늘어난 7418억원, 449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자사 카드의 해외 취급액과 매입액이 늘면서 제휴사 지급 수수료도 함께 증가했다”며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고 트래블로그에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한 결과 해외 이용이 활성화 돼 비용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카드비용 항목 중 모집비용을 살펴보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8곳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모집비용은 4824억원으로 전년 동기(6633억원) 대비 27.3%(1809억원) 줄어들었다.
카드사 별로 보면 국민카드가 756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40.6% 감소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우리카드가 뒤를 이어 39.4% 감소한 55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롯데카드는 35.1% 축소된 571억원, 하나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29.9%, 26.2% 적어진 363억원, 67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는 16.2% 감소한 1032억원, BC카드는 13.9% 줄어든 217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대비 1.9% 소폭 늘어난 6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모집비용을 비롯한 카드비용이 감소한 건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 돼 카드사들이 비용 효율화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카드업권의 상황이 좋지 않아 비용 절감에 대한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모집비용 역시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의 일방적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커지는 경기 불확실성에 카드사들의 비용절감 기조는 더 강하게 지속될 것”이라며 “제휴사 지급 수수료나 모집비용까지 줄어든 현 상황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비용 효율화가 지속될 경우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무이자할부를 비롯해 각종 프로모션 등 다양한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