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앉은 마이크론... 삼성·하이닉스 4분기 분위기는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4.12.22 07:00
수정 2024.12.22 07:00

시장 기대 하회하는 내년 전망 내놓은 마이크론

모바일·PC 수요 약세 이어져... 삼성 영향 더 클 것

4분기 삼성 DS부문 영업익 4조원 아래 예상

SK하이닉스 4분기 컨센서스는 8.4조원 상당

SK하이닉스의 CXL 2.0 메모리.ⓒSK하이닉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하는 내년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업계 전반을 둘러싼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18일(현지시각) 회계 기준 2025년도 1분기(9~11월) 매출이 87억1000만달러(한화 약 12.6조원), 주당 순이익 1.79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84%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1분기 마이크론 매출에서 절반 가량은 데이터센터에서 나왔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데이터 센터 관련한 매출이 전년보다 4배 가량 증가한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론은 내년 2분기(12~2월) 매출 가이던스(자체 전망치)를 다소 기대치에 못미치는 79억달러로 제시했다. 월가 전망치인 89억9000만달러보다 12% 낮은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 전망치도 기존 1.92달러보다 20%를 밑도는 1.53달러로 내놨다.


마이크론은 업황 전망을 낮춘 배경으로, HBM 등을 제외한 메모리 수요가 약하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모바일, PC용 메모리 수요 약화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도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론 측은 "내년에는 비트 출하량이 의미 있게 순차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본다"며 차세대 공정 전환을 연기하고 감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설비투자도 HBM과 인프라, R&D(연구개발)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로 시장 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내년도 글로벌 모바일 출하량은 올해보다 둔화한 2.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PC 시장은 4%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시장 부진을 상쇄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이크론은 올해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엔비디아에 8단 HBM3E(5세대)를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12단 제품도 내년 초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계 풍향계로 통하는 마이크론의 내년도 실적 전망이 하향되면서 메모리 사업 구조가 비슷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이같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마이크론 실적 발표가 이어지자 지난 1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 대비 주가가 3.3%, 4.6% 각각 하락했다.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탓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 및 하이닉스의 내년 실적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 중이다.


특히 HBM 시장 성장세에 올라탄 SK하이닉스와 달리 모바일용 메모리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가 영향을 더 받을 것이란 관측도 높다. 이에 양사 모두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재편하고, 범용 제품 생산 감축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 올 4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9.2조원이다. 그중 DS(반도체 부문) 실적 전망치는 4조원을 밑돌고 있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8.4조원이다. 내년도 삼성 DS 예상 영업익은 17조원, SK하이닉스는 29조원 가량이 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도 나온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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