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 교체 속 지방은행장은 '연임' 러시…안정에 초점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4.12.22 06:00
수정 2024.12.22 06:00

최대 실적낸 광주·전북銀

백종일·고병일 행장 1년 더

iM뱅크도 정착에 무게두기로

왼쪽부터 백종일 전북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 ⓒ각 사

지방은행들이 행장 연임을 통해 안정을 택하고 있다. 쇄신을 내세워 교체 인사를 단행한 시중은행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은행장들이 시 금고를 수성하는 등 지역 내 기반을 다지고 수익성 증대에 성공하면서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전북은행은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백종일 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같은 날 광주은행도 고병일 행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 역시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쇄신을 전면에 내세우며 잇따라 행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한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행장은 금융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 인사에서 새롭게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대부분 현 행장들의 연임을 예상했던 터라 파격 인사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지방은행들은 안정과 정체성 확립을 목표로 현 행장들의 연임에 보다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인사보다는 현 상황에서 수익성 위주의 안정을 꾀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JB금융그룹은 광주·전북은행의 주도로 올 3분기까지 53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둬 연임에 성공했다.


백 행장은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북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73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5% 늘었다. 같은 기간 연체율은 0.78%로 개선됐다.


고 행장 역시 광주은행의 실적을 견인했다. 광주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5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7% 늘었다. 연간 누적으로도 지난 2022년 기록한 2582억원의 최대 당기순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광주은행은 지난 10월 8조원 대 규모의 광주시 제 1금고를 수성했다. 광주은행은 지난 56년간 광주시 금고를 맡아왔기 때문에 시금고 수성은 은행 기반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 역시 자리를 지켰다. DGB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올 상반기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에 대해 안정적인 정착과 정체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황 회장을 행장 최종 후보로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임추위를 열어 연임을 확정할 방침이다.


황 행장은 iM뱅크의 지역 거점 1호 점포인 강원도 원주점과 같은 형태의 영업점을 14곳을 신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했다. 또 지난 10월 토스와 디지털 채널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는 등 미래 사업을 위한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아울러 황 행장은 수익성에서도 성과를 냈다. iM뱅크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3425억원으로 1.6% 감소했지만 올 3분기 개별 순이익은 132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5.8% 늘어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남은 건 BNK금융지주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방성빈 BNK부산은행장과 예경탁 BNK경남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BNK금융은 이번 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 논의를 시작한다. 방 행장은 부산은행의 올해 최대 역점 사업이던 16조원 규모의 부산시 1금고 유치에 성공한 점이 연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예 행장도 경남은행이 올 3분기까지 사상 최대인 2908억원의 순이익을 내 실적을 견인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발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가 연임 판단에 영향을 줄 지가 관건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취임 3년 차를 맞은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체질 개선 차원에서 쇄신에 나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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