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러다 박근혜처럼 된다, 尹에 두 번 경고…책임총리제 제안"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4.12.20 09:00
수정 2024.12.20 09:02

"책임총리제 도입하고 국정쇄신해야…대통령실도 바꾸고 내각도 전면 개편하라"

"이번 탄핵은 보수 정치에 용병으로 들어와 있던 두 사람에 대한 탄핵"

"트럼프, 시진핑, 김정은 상대할 사람 나밖에 없다"며 대권 도전 의사 드러내

지난해 11월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3년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홍준표 대구시장.ⓒ뉴시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8월과 10월 윤석열 대통령에게 '박근혜처럼 될 수 있다'며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이 책임총리 역할을 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19일 공개된 월간조선 2025년 1월호 인터뷰에서 "2024년 8월 윤 대통령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때 '내정이 힘들면 내가 대구시장 그만두고 올라가서 돕겠다.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만 하시라. 이원집정부제 형태로 책임 총리 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10월에도 내가 문자를 보냈다. 박근혜처럼 될 수 있다고 했다. '빨리 책임총리제를 도입하고 국정쇄신하라. 대통령실도 바꾸고 내각도 전면 개편하라. 처음 취임했을 때처럼 새로운 사람으로 하라. 내가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선) 경선에서 패한 후 대구시장으로 내려온 것은 이 정권이 잘할 것 같지 않으니 여기서 준비하고 역량을 갖춰서 4년 후 올라가겠다는 생각에서였다"면서 자신 역시 현 정권에서 총리 역할을 맡는 것은 마뜩지 않았다고 했다.


홍 시장은 "2021년 11월 낸 보도자료에서 '이재명이 (대통령이)되면 나라가 망하고 윤석열이 되면 나라가 혼란스러울 것이다. 나라가 망하는 것보다 혼란스러운 게 낫지 않겠나'라고 했다"면서 "이후 내가 예측한 대로 지금 되고 있는 것이다. 이걸 수습해보려 여러 가지로 생각해봤는데 대통령이 실기하고 지금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과 한동훈의 반목이 탄핵의 근본원인"이라고 지적하고 두 사람 중 누구 잘못이 더 크냐는 물음에 "둘 다 똑같다. 윤 대통령이나 한동훈이 '검사정치'를 했기 때문에 나라가 이 꼴이 된 것이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 들어와서 2년 반 동안 머리에 남는 것은 한동훈 시켜서 이재명 잡으려고 한 것 뿐"이라면서 "(그나마도)사법적·정치적으로 모두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감도 아닌 사람을 장관 시켜서 이재명을 잡으려 했는데 못 잡았으니 사법적으로 실패한 것이고 비대위원장을 시켰는데 총선에서 이재명에게 패했으니 정치적으로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연합뉴스

홍 시장은 현 정국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는 확연히 다르다면서 "당시는 보수 진영이 탄핵된 것인 반면 이번 탄핵은 보수 정치에 용병으로 들어와 있던 두 사람에 대한 탄핵"이라고 분석하고 "우리 당이 용병을 잘못들인 책임은 있겠지만 보수정치, 보수집단이 탄핵된 게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는 운신하기가 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서는 "국민들은 트럼프, 시진핑, 김정은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할 것인데 이재명은 중국에 가서는 셰셰(謝謝·고맙습니다)하고 미국에 가서는 땡큐하고 일본에 가서는 아리가토(고맙습니다)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야 되겠느냐는 생각을 국민들이 할 것이다"고 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시진핑, 김정은을 상대할 사람은 대한민국에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대권 도전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초짜 대통령 시켰다가 대한민국이 폭망했는데 이제 윤석열 효과로 경륜 있고, 정치력 있고, 배짱 있고, 결기 있고, 그런 사람을 찾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북 부안에서 군 복무를, 광주에서 검사 생활을 했던 사실까지 언급하면서 "민주당 내에서나 호남에서도 도와주겠다는 분들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밖에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는 대통령실 이전"이라면서 "청와대는 권부의 상징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상징인데 어떻게 대통령 한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옮길 수가 있느냐.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될지 몰라도 청와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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