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변화에 대응할 LG전자의 신년 키워드는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4.12.19 11:37
수정 2024.12.19 11:37

경쟁자 따돌릴 제품 구조적 경쟁력 확보

중국에 대항할 수 있는 '인도' 카드 마련

B2B 사업 확대로 기업 가치(밸류업) 제고

"실적은 올해 지나 내년부터 본격 반영"

차별화된 AI가전과 HVAC 기술을 집약한 혁신적인 주거생활 솔루션 'LG 스마트코티지' 모습. 최근 LG전자가 진출한 대표적인 혁신적인 신사업으로 꼽힌다.ⓒLG전자

LG전자가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고심하고 있다. 내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상황과 맞물려 급성장하는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고 신성장 동력이 엿보이는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20일 조주완 사장 주관으로 전사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서는 LG전자 본사 및 각 사업 본부 경영진과 해외 지역 대표, 법인장 등 300여명이 모여 국내외 경영 상황과 향후 전략을 점검한다.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열리는 회의지만 이번엔 특히 신사업에 대한 논의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출범으로 관세 정책 변화는 물론 환율 리스크, 국내 정치적 리스크 등을 떠안고 있는 상황인 탓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3분기 해상 운임 폭등으로 물류비 상승 및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매출은 11% 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익이 21% 하락한 상황이다. 여기에 향후 물류비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그간 LG전자가 글로벌 선두를 지켜왔던 생활가전 부문에서 중국의 추격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며 '전통 가전 기업' 패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부분 역시 LG전자가 고심하는 부분이다.


LG전자 조주완 CEO가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올해를 마무리하는 CEO F.U.N. Talk을 열고, 구성원들에게2025년 회사가 마주할 글로벌 경영환경의 변화와 이에 대응하는 사업전략 방향을 상세히 공유했다.그는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합쳐진 말이기도 하다”며, “위기일수록 성장의 기회를 발견하는데 집중하며 현명하게 헤쳐나갈 것”을 당부했다.ⓒLG전자

조주완 사장은 지난 17일 'CEO F.U.N Talk' 소통 행사를 열고 "중국기업의 기술과 가격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원가·오퍼레이션 측면에서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업을 더욱 정교하게 점검할 계획"이라고 이같은 상황을 언급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중국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함과 동시에 인도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빠르게 도시화를 진행하고 있는 인도가 국내 기업들의 매출 증가는 물론, 중국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모색되고 있는 덕분이다.


LG전자는 최근 인도법인 매출이 꾸준히 성장함에 따라 인도법인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이다. 이는 국내 기업으로는 현대차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1997년 인도 시장에 첫 진출한 후 주요 가전 제품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LG전자 인도법인 매출은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 17일 2차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계획에도 이같은 인도법인 IPO 추진을 포함시켰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중장기 사업 목표와 전략, 주주환원정책을 담은 1차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B2B(기업간거래) 사업 강화도 LG전자의 향후 밸류업에 큰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최근 6년 만에 사업본부를 재편하면서 기존에 없던 ES(에코 솔루션) 부서를 신설했다.


기존H&A(생활가전)사업본부 하에 있던 HVAC(냉난방공조) 사업과 BS사업부의 전기차 충전사업을 분리해서 만든 조직인데, 사실상 B2B 사업의 본격 성장을 위해 신설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실적에 반영되는 매출과 영업익 역시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욱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의 올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22.3조, 3148억원으로 점쳐지고 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 증가, 영업익은 58% 감소한 수치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강세에도 전방 수요 부진과 비용 증가로 인해 LG전자 단독 영업익의 적자 전환이 전망된다"며 "가전(H&A) 수요는 볼륨존 전략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하나, TV(HE) 및 PC(BS)의 수요 개선은 기대 대비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에는 B2B(기업간거래) 사업과 webOS, 가전 구독 등의 사업을 기반으로 영업익이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최근 적극적인 밸류업 계획 공시 등으로 미루어 향후 자사주 매입, 주주환원 강화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연이은 행보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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