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하 속도 조절…증권가 “고환율 부담 확대”
입력 2024.12.19 09:21
수정 2024.12.19 09:21
매파적 FOMC에 국내 주식시장 ‘부담’
“강달러 지속에 외국인 유입 어려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금리 인하에 나선 영향이 국내 금융시장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강달러에 따른 환율 부담이 보다 커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인 결과를 내놓자 국내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에 대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18일(현지시간) 연준은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3회 연속 인하다. 내년 연말까지는 두 번의 추가 금리 인하를 예고했는데 이는 기존 네 번에서 절반 줄어든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향후 통화 정책과 관련해 “금리 인하 사이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금리에 대한 추가 조정을 고려할 때 보다 신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락, 매그니피센트7도 모두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번 FOMC 결과에 따라 내년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물가 우려가 예상보다 강하게 부각됐다는 점에서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이 더욱 탄력을 받을 공산이 커졌다”며 “트럼프 2기 주요 정책 추진에 따른 물가 흐름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주요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따른) 달러 강세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야간 시장에서 장중 1450원에 도달하는 등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됐다”며 “환율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출주에는 긍정적인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측면에서는 FOMC 쇼크로 인한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현재1400원대 고환율 레벨을 감안하면 중기적인 시각에서 수출주를 중심으로 한 조정 시 분할 매수 접근이 유효한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임승미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12·3 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고환율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환율이 오르면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조선·해운·전력장비주 등의 수익성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와 관련해서는 코스피·코스닥이 그동안 상승세를 지속한 미국 증시 대비 변동성이 낮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FOMC 결과가 주는 영향이 제한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부터 코스피와 글로벌 증시의 디커플링이 지속됐다”며 “내년 하반기 재정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한다는 점은 하방 경직성을 담보하는 요인이기에 상대적인 변동성은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