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전원 끈' 외교·통일…야당, '계엄사태' 안일 대처에 직격
입력 2024.12.16 15:12
수정 2024.12.16 15:21
16일 외통위 전체회의 계엄사태 현안질의
김영호, 계엄 당시 귀가…"TV로 상황 체크"
美대사 전화 피한 조태열 "'미스리드' 안된다는 판단"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당시 미흡했던 외교부 및 통일부 장관의 대처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호 장관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통보받은 12·3 국무회의 후 몸이 좋지 않아 자택으로 귀가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집에 도착해서 TV를 보면서 (당시) 상황을 체크했다"고 말했다. 계엄 해제 후 국무회의장으로 달려갔어야 했단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는 유선 연락이 오지 않아 국무회의 개최를 통보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 오전 6시 45분에 자택에서 출근을 했다 적혔는데, 그 전까지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였겠다. 주무셨느냐"라고 묻자 김 장관은 "오전 5시 이전에 상황을 계속 관리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조 의원은 "오전 7시 출근할 때까지 (자택에 있었단 게) 좀 황당하지 않느냐. 장차관은 그때까지 완전히 손 놓았던 것 아니냐. 계엄을 선포하고 계엄이 잘 진행될 거라 생각해서 출근한 다음 7시에 대응하면 되겠구나 이렇게 생각한거 아니냐"라고 꾸짖었다.
외교부의 후속 조치와도 비교하며 김 장관의 대처에 대해 일침했다. 조 의원은 "외교부 장관은 국무회의가 끝나자마자 바로 각 실·국장 회의를 소집해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외교 공백을 어떻게 대응할 지 이런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며 "통일부는 북한의 동향이 어떻게 될 지, 이 상황이 남북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지 아무런 생각을 안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며 "통상적으로 통일부에서 하듯 정보분석국은 북한 방송 라디오 등을 청취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고 반박했다. 또 "(계엄해재 국무회의 개최를) 유선으로 연락받거나 확인했다면 반드시 참석해 계엄 해제에 동의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태열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전화를 피했던 행보로 뭇매를 맞았다.
앞서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골드버그 대사가 계엄 당일 조 장관과 연락이 닿지 않아 '윤석열 정부 사람들하고 상종을 못하겠다'는 취지로 본국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 대사관 측은 이와 같은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잘못된 정세 판단과 상황 판단으로 해서 미국을 미스리드(mislead)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개인적 신념으로 고뇌와 갈등으로 전화기를 꺼놨다는데 믿을 수가 없다"며 "그 당시에는 한미동맹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하고 공인으로서 설명을 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성락 민주당 의원은 "그날 미국 대사 전화는 받았어야 했다. 미국이 전화를 했던 것은 계엄에 대한 입장을 밝히려는 거고 그것을 받아서 전하는 일은 간단한 일이다. 그 일은 했어야 했다"고 직격했다.
조 장관은 "소통할 시간이 없었단 것에 대한 비난은 받을 지언정, 잘못된 판단에 입각한 소통을 통해 미국을 미스리드하는 것은 안된다는 판단이었다"며 "(골드버그와) 소통했을 때 (내가) 무슨 소통을 했을 지 한 번 내용을 (생각해보라)"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