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오늘 오전 사퇴…與, 비대위원장 논의 본격화 [정국 기상대]
입력 2024.12.16 06:00
수정 2024.12.16 06:04
尹 탄핵소추안 가결 후 친윤계 등 韓사퇴 촉구
'직무수행' 의지 내비친 韓…결국 사퇴로 가닥
비대위원장에 권영세·나경원·김무성 등 거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여당 내에서 거세진 사퇴 압박에 끝내 5개월 만에 '한동훈 체제'가 와해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벌써부터 비상대책위원장 하마평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한동훈 대표는 16일 오전 10시 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다. 앞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 "직무를 수행하겠다"며 당대표직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친한계로 분류되는 장동혁·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당헌·당규에 따라 최고위가 해산돼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다.
거기에 국민의힘 의원 3분의 2 이상이 의원총회에서 지도부 총사퇴에 찬성한데 이어, 15일에도 친윤(친윤석열)계와 영남·중진의원들이 탄핵안에 찬성한 한 대표의 사퇴를 십자포화로 압박하면서 끝내 거취를 정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장은 불행의 시작이었다"며 "최대한 내부 비판을 자제해왔지만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조속한 비대위 전환을 촉구했다.
나 의원은 "이미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 것"이라며 "당헌 96조 제3항에 따라 전국위원회 의장은 비대위 설치를 위한 후속 조치를 지체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휘 의원은 한 대표를 향해 "신념과 소신으로 위장한 채 동지와 당을 외면하고 범죄자에게 희열을 안긴 그런 이기주의자와는 (당을) 함께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한 대표는) 무능력·무책임·몰염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한 지도부의 사퇴이유는 차고 넘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비이성적 계엄선포 판단에는 집권당 대표로서 사사건건 윤 대통령에게 총부리를 겨눈 당신의 책임도 크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한 대표가 물러날 경우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지휘하고,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차기 비대위원장으로는 5선 중진 권영세·나경원 의원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좀 더 파격적인 외부 인사를 영입해 '조기 대선'에 대비한 외연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정우택 당대표권한대행이 인명진 목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파격'을 보여줬던 점을 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한 대표 사퇴와는 관계 없이 윤 대통령 계엄 선포의 정당성 여부와 그에 관한 찬반을 두고서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계엄의 강'을 건너는 게 국민의힘의 새로운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모두가 알다시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며 "조국 혁신당 대표가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았던 것처럼, 내년 봄이면 이 대표에 대한 2심 선고가 내려지고 민주당과 이 대표는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장관과 검사들에 대한 앞서의 탄핵들이 헌법재판소에서 모두 기각됐듯이 감사원장 등에 대한 탄핵도 기각됐을 것이고, 민주당은 이재명 방탄당의 오명만 더욱 굳혔을 것"이라며 "아직까지도 윤석열 대통령이 왜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계엄령을 발동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