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계엄령] 원·달러 환율 '후폭풍'…장 초반 1412.6원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4.12.04 09:37
수정 2024.12.04 09:42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30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9.7원 오른 1,412.6원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전날 오후 10시30분께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이날 오전 12시 17분 경 1446원을 넘어선 1446.5원에 거래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3월15일 1488.0원을 기록한 이후 15년 8개월 여 만의 최고치다.


환율은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후인 새벽 2시 1425.0원으로 다소 진정된 채 마감했다.


이후 이날은 오전 9시 1418.1원으로 출발 후 1410원대 내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이날 오전 9시 임시 회의를 소집했다. 비상계엄 선포 관련 상황과 시장 안정화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한은은 이와 별도로 모든 간부가 참석하는 시장 상황 대응 긴급회의도 소집했다.


다만, 당국의 노력에도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외국인이 주식을 얼마나 매도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가팔라질 경우 주가 하락, 원·달러 환율 상승, 금리 상승의 트리플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한국 정국 불안이 확대됨에 따라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 자금 매도세가 본격적으로 확인될 경우 환율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02% 내린 106.31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0.37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인 934.52원보다 5.85원 상승한 수준이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