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가상승률 1.5%↑…“인플레 2% 이내 안정 흐름 전망”(종합2보)

세종=데일리안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4.12.03 10:27
수정 2024.12.03 10:34

통계청, ‘2024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

석유류 5% 하락·물가 0.2% 끌어내려

신선식품지수 32개월 만에 최저 기록

물가상승률 2% 이내 흐름…안정 노력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모습. ⓒ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1%대를 기록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 8월부터 감소세를 이어가던 증가 폭은 넉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석유류 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지만, 채소류 물가 상승률은 10%대로 불안한 추세가 계속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 지속…무 62.5%↑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40(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1.5%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4월(2.9%) 3% 아래로 내려온 뒤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지난 9월에는 1.6%로 하락한 뒤, 지난 10월 1.3%까지 내렸다. 이달까지 석 달 연속 1%대를 유지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물가는 1.0% 올라 전체 물가를 0.08%p(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채소류 물가가 10.4% 올라 전체 물가를 0.15%p(포인트) 올렸다.


김장 재료인 무(62.5%) 등은 60% 넘게 뛰었다. 호박(42.9%), 김(35.0%), 오이(27.6%) 등의 가격 상승도 두드러졌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여름철 고온 현상 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채소 가격이 올랐던 영향이 여전히 남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가을 기상 여건이 양호해지면서 상승률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고공행진’ 하던 과실류 가격은 8.6% 하락했다. ‘금(金)사과’로 불렸던 사과도 8.9% 내렸다.


황경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농축수산물 등이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며 “그간 물가상승률이 높았기에 둔화세에 있어 고물가 정상화 과정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류 5.3%↓…서비스 물가 2.1% 상승
1일 경기도 구리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은 1년 전보다 0.6%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2% 끌여올렸다.


1일 경기도 구리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석유류는 작년 같은 달보다 5.3% 가격이 내리면서 전체 물가를 0.22%p 끌어내렸다.


다만 지난달과 비교하면 2.4% 상승했다. 국제유가 가격은 하락했지만,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비스 물가는 2.1% 상승해 전달 수준을 유지했다. 외식을 비롯한 개인 서비스 물가는 2.9% 오르며 전체 물가에 0.97%p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밥상 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는 0.4% 상승률을 기록해 2022년 3월(-2.1%)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생활물가 지수 상승률도 1.6%에 머물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1.9%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8% 상승했다.


공 심의관은 “채소류 가격이 오르고, 과실류와 석유류 가격이 내리는 등 전반적인 흐름은 지난달과 유사했다”면서도 “석유류 감소 폭이 축소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보다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유류세 인하 내년 2월말까지…무·당근 할당관세 연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정부는 기상이변과 유가불안 등 외부충격이 없다면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2% 이내 안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체감물가 안정 등 확고한 안정 기조 정착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은 역시 물가 안정 흐름이 견고해졌다고 평가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주재한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11월 물가 지표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저 효과와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2%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부총재보는 “향후 물가 전망 경로는 환율·유가 추이, 내수 흐름, 공공요금 조정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말 연초 기업 가격 조정의 물가 파급 효과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범석 기재부 제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8차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체감 물가 안정을 위한 조치로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도 내년 3월 말까지 현 수준 0%로 유지, 무·당근 할당관세 연장 등을 언급했다.


겨울철 유류비와 난방비 부담 완화를 위해서다.


기재부는 식품 원료인 코코아두, 커피농축액 등의 할당관세를 내년에도 지속 지원해 먹거리 물가 안정에도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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