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임직원 1년 새 460여명 감축…불황 속 '몸집 줄이기'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4.11.27 06:00
수정 2024.11.27 06:00

올해 상반기 말 9656명…4년 내 최저

점포 13곳 없애…PF 구조조정 등 영향

서울의 한 저축은행의 모습. ⓒ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들이 한 해 동안에만 임직원 규모를 460명 넘게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의 직격탄으로 업계 불황이 짙어지면서 몸집 줄이기가 한창인 가운데, 비대면 추세까지 맞물리며 오프라인 점포 수도 소폭 줄었다.


금리 인하기에 돌입했지만 PF 연착륙이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당분간 저축은행업계의 침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 임직원 수는 965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465명) 줄었다. 이는 최근 4년 내 가장 적은 숫자다.


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등 자산 규모 기준 5대 저축은행을 살펴보면, SBI저축은행의 직원수는 629명으로 같은 기간 대비 18명 감소했다. 이어 OK저축은행 97명, 한국투자저축은행 9명, 웰컴저축은행 69명, 애큐온저축은행이 7명 줄었다.


다만 저축은행업계 직원은 줄었지만 임원은 증가했다. 저축은행 임원은 740명으로 조사 대상 기간 동안 8명 늘었다. 반면 직원은 9389명에서 8916명으로 축소됐다. 일반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동안 오히려 임원은 늘어, 부동산 PF 부진 여파가 직원들에게 영향을 더 크게 미친 모양새다.


저축은행 점포들도 정리됐다. 같은 기간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점포수는 278개에서 265개로 전년 반기 대비 13개 감소했다.


저축은행 인력 및 점포가 대거 빠져나간 데에는 부동산 PF로 사업장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만 308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연체율은 8.36%까지 치솟았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사업성 재평가로 업계 부실채권이 늘어나자, 적극적인 부실 자산 정리를 주문하고 있다. 6월 기준 저축은행업계 유의·부실우려 채권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이중 경공매 대상 PF사업장 규모는 2조1000억원에 달하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당국은 건전성이 취약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적기시정조치에서도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처럼 대규모 채용을 하지도 않고, 디지털화로 임직원수는 줄어드는 추세"라며 "PF부실까지 겹쳐 내년 상반기는 지나야 외연 확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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