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안 걸려" 70억대 불법 홀덤펍 운영 일당 무더기 적발
입력 2024.11.15 16:52
수정 2024.11.15 16:52
경찰, 앱 업체 대표, 가맹점주 등 628명 검거…도박장소 개설 및 방조 혐의
전국 104곳 가맹점 모집한 뒤 환전 금액 수수료로 2억2800만원 챙겨
가상계좌를 이용한 환전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참가비 70억원대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불법 도박을 부추긴 가맹점은 전국 곳곳에 퍼진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환전 앱 업체 대표인 50대 남성 A씨와 직원, 가맹 홀덤펍 점주·딜러 등 577명을 도박장소 개설 또는 방조 혐의로, 1000만원 이상의 상금을 획득한 플레이어 51명을 도박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A씨 등은 환전 앱을 이용해 지난해 10월 4일부터 올해 5월 3일까지 플레이어 8천여명으로부터 71억원의 참가비를 받고 '텍사스 홀덤' 게임을 하도록 한 뒤 57억원을 환전해 준 혐의를 받는다.
최근 유행하는 홀덤펍은 입장료를 내고 칩을 받아 게임을 한다. 하지만 칩을 현금으로 환전하거나 참가비를 받고 시드권(대회 참가권)이나 상금을 지급하는 행위, 시드권을 현금으로 교환하는 행위 등은 '불법 도박'에 해당한다.
이에 A씨 등은 홀덤펍 등에서 직접 현금을 거래하지 않고, 결제대행사(PG사)를 통해 만든 가상계좌로 포인트를 충전해 게임용 칩을 사고 게임 시상금을 받을 수 있는 환전 앱을 개발했다.
이들은 이 앱으로 단속을 피할 수 있다고 홍보했으며 충전한 포인트로 카페·편의점 모바일쿠폰도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방법으로 전국 104곳의 홀덤펍 가맹점을 모집한 뒤 전체 환전 금액의 4%에 해당하는 2억2800만원을 수수료로 챙겼다.
가맹점들은 서울 24곳, 경기 35곳 등 수도권에 위치한 곳이 77곳이었고 경상도(13곳), 충청도(9곳), 강원·전라도(5곳)에도 있었다.
A씨는 경기도 부천시에 1000평 규모의 홀덤 경기장을 설치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6차례에 걸쳐 약 1천500명이 참여한 총상금 10억원 상당의 대회를 열기도 했다. 각 가맹점에서 예선을 통과한 플레이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등수에 따라 정해진 상금을 지급했다. 상금 2억5000만원이 걸린 대회의 경우 1위 상금은 5500만원에 달했다.
검거된 플레이어 중에는 20∼40대가 90%를 차지했다. 딜러들은 대부분 20대였으며 오픈 채팅방에서 시급 2만원의 '꿀알바'라는 광고를 보고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PG사 대표 1명도 환전의 불법성을 인지한 것으로 보고 도박장소 개설·방조 혐의로 함께 검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