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농협금융·은행 검사 '매듭'…제재는 해 넘길 듯

금융감독원이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결과를 마무리하고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농협은행에서 100억원대 불법대출 등 횡령 사고가 잇따른 만큼, 내부통제 위반에 대한 제재 조치가 예상된다.

다만 제재안이 공식 확정되기까지의 과정과 더불어 우리금융에 대한 검사 일정이 겹친 영향 등을 고려하면 최종 결론은 해를 넘기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농협금융과 농협은행 정기 검사 결과에 대한 제재조치안을 작성 중이다. 다만, 당초 오는 15일 마무리 예정이었던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정기검사가 1~2주 연장되면서 담당 인력들이 투입됨에 따라 제재조치안 후속 절차가 잠시 중단된 상황이다.

금감원은 올해 5월 농협금융과 은행에 대한 고강도 핀셋 검사를 6주간 실시했다. 농협은행에서는 3월과 5월 각각 109억원, 64억원 규모 배임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는데,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부실한 내부통제와 중앙회의 과도한 경영-인사 관여 정황을 포착했다.

제재조치안에는 농협은행의 금융사고에 대한 문책 사항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은행이 부당대출을 취급한 것에 대한 여신 절차 내규 위반, 횡령·배임 등의 금융사고와 관련해 내부통제 체제가 제대로 갖춰져 있었는지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재 결과는 빨라야 내년 2월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이 제재조치안을 작성한 후에는 금융사에 사전 통보하고, 금융사가 의견서를 보낸 이후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린다. 이 때 제재안을 사전 검토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로 넘기는 안건소위원회를 거쳐야 하는데, 통상적으로 심사에만 수개월이 걸린다. 중징계의 경우 정례회의를 거쳐 제재 내용을 최종 확정짓는다.

제재심 절차에만 몇 개월이 소요되는데, 우리금융 정기검사 결과 정리까지 병행하면 일정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농협은행으로서는 제재 결과가 경영진 거취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내년으로 미뤄지는 것이 다행스런 대목이다.

앞서 금감원은 농협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달 개선할 부분에 대한 권고 사항을 경영유의로 전달했다. 금감원은 이를 통해 금융지주가 공식적인 자회사 경영관리 절차를 마련하고, 인사조정위원회 관련 기록·관리 절차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중앙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면 공식 '협의체'를 마련해 논의사항을 정리하고, 변경사항이 발생하면 관련 내용과 근거를 이사회 부의자료에 포함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농협금융은 지적 사항에 대해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규정상 경영유의는 6개월, 개선사항은 3개월 이내에 개선 결과를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