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년 차 화가’ 가수 박주희, ‘2024 구스타프 클림트 어워즈’ 본상 수상
입력 2024.11.05 09:42
수정 2024.11.05 14:06
23년 음악 활동에 이어 화가로 국제미술작가 등용문
가수 박주희가 지난 3일(오스트리아 현지시간), 2024년 구스타프 클림트 어워즈에 출품한 20호 그림 ‘Vibration’과 ‘Resonance’으로 본상인 ‘구스타프 클림트 상’의 주인공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과 행사 등 가수 활동이 멈춰졌던 지난 2020년, 좌절하기보다 20년간 음악을 통해 추구했던 ‘나는 누구인가’의 인생 과제를 그림으로 확장해 ‘정체성 찾기’에 매진한 5년 차에 이룬 성과다.
박주희가 이번에 출품한 작품의 테마는 ‘나를 찾아서’이다. 음악과 더불어 그림을 통해 또 다른 내면의 자아를 발견하고, 새로이 듣게 된 내면의 소리를 그림을 통해 표현했다.
내면의 파동을 화폭 위에 드리운 작품이 ‘Vibration’(바이브레이션, 떨림·진동),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울림을 표현한 ‘Resonance’(레저넌스, 공명·공진). 강렬한 색채 조합과 빛의 아름다운 활용이 ‘빛과 사랑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프의 이름을 건 시상식 본상 수상에 제격이다.
실제로 박주희는 노래 하나로 승부를 보겠다는 목표로 활동하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줄곧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고 살아가는 이유에 대해 성찰했고, 스스로 찾은 답은 ‘나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 인생’이라는 것이었다.
나를 찾는 방법으로 음악을 택했고, 그 과정을 팬들과 나누며 대중에게 작으나마 오늘을 살아갈 힘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지난 2001년 1집 앨범 ‘Lucky’로 데뷔한 이래 만 23년 동안 변함없이 걸어온 길 그대로가 그림 ‘파동’과 ‘공명’을 통해 화폭으로 펼쳐진 것이다. 음악을 넘어 미술까지 예술 영역 간 경계 없는 작업으로 올곧게 이어진 아티스트 박주희의 ‘진정성’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시간과 노력의 지속성이 담보되고 실천되는 진심은 일을 낸다. 인생을 건 ‘자아 찾기’의 순수한 집념과 그 예술성이 2023·2024 서울아트페어 참가에 이어 글로벌 수상의 쾌거로 이어졌다.
박주희는 5일 데일리안에 “아직은 어리둥절합니다. ‘예술의 도시’ 비엔나에 작품을 전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클림트의 고향 오스트리아 미술관에 걸린 그림들을 보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참가했어요. 해서 국내 일정 모두 소화하고 느즈막히 출국했는데, 20시간을 날아 도착하자마자 ‘본상 수상’ 소식을 듣게 되어 너무 놀랐습니다. 공항에서 바로 달려가 상을 받았습니다”라고 첫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직은 많이 미흡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국제대회 수상이 단지 상에서 그치지 않도록 많이 배우고 공부하는 기회로 삼아야겠다, 떨리는 저를 다짐으로 다잡고 있습니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 어워즈에서 제 그림에 주목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어요”라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성장을 약속했다.
공항에서 바로 달려가는 숨찬 일정이었지만, 박주희는 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구스타프 클림트 빌라’에서 열린 시상식에 우리의 전통의상 한복을 입고 참석했다. 빨간 치마에 하얀 당의로 한국의 미를 뽐내고, 전통 머리띠로 장시간 비행의 기색을 감춘 센스가 돋보였다.
올해 발걸음을 뗀 구스타프 클림트 어워즈는 신진 작가의 글로벌 등용문을 지향하며 서양화, 동양화, 민화, 현대미술, 팝아트로 나뉘어 총 20개의 트로피를 수여하는 국제미술시상식이다. 한국의 아트갤러리 배드보스 아트 플레이스가 기획하고, 배드보스 아트 플레이스와 구스타프 클림트 빌라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