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복수 거래시장 시대 개막…“SOR 도입, 증권시장 선진화 촉진”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입력 2024.10.28 17:39
수정 2024.10.28 17:55

넥스트레이드, SOR글로벌 세미나 개최

국내 최초의 대체거래소로 내년 출범

자본 시장 발전 및 경쟁력 제고 기대감 ‘업’

조지 테멜리스 드라이브웰스 주식 인바운드 트레이딩 본부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SOR 글로벌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내년 초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복수 거래시장 시대가 열리는 가운데 자동주문전송(SOR·Smart Order Routing) 시스템 도입으로 국내 증권사 경쟁력 제고와 증권 시장 선진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지 테멜리스 드라이브웰스 주식 인바운드 트레이딩 본부장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SOR 글로벌 세미나: 복수 거래시장에서의 증권사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서 “현재 글로벌 기준으로 약 48% 수준이 기존 거래소가 아닌 대체거래소(ATS) 등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SOR시스템은 한국거래소와 ATS 등 각 시장에서 나온 호가를 총 비용, 가격, 거래비용, 체결 가능성, 주문 규모 등 요건을 고려해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복수 시장이 도입되면 각 증권사는 SOR 시스템을 필수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그는 고도화된 SOR 시스템은 거래소와 대체거래소 등 유동성이 높은 거래 시장을 식별해 고객의 주문이 최선의 가격으로 체결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체결 가능성은 높이고 시장 가격 영향 및 정보 유출 최소화하는 증권사의 최선집행 의무에도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테멜리스 본부장은 “해외 선진국에서는 복수 거래 시장이 이미 오래전에 활성화되었으며 넥스트레이드의 출범으로 시작될 복수 거래 시장이 한국의 자본 시장 경쟁력 제고와 시장 선진화를 촉진할 것”이라며 “실시간 시장 상황을 반영해 투자자의 주문을 최선의 시장에서 체결할 수 있는 고도화된 SOR 운영이 증권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써니 정 로버트 W. 베어드 상무는 “미국은 지난 2005년 전국시장제도(Reg NMS) 도입으로 장외전자거래시장(ECN)과 대체거래소(ATS)가 늘어나고 복수 거래 시장 및 SOR 시스템이 활성화됐다”며 “시장에 장애가 발생할 시 복수시장 구조일 때 특정 플랫폼에서 장애 발생해도 이동할 수 있어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미국의 경우 복수 거래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시장 유동성 확대 ▲스프레드 축소 ▲최선의 시장 선택 가능 ▲거래 시장의 장애 리스크 감소 ▲기술 혁신 촉진 등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복수 거래시장에서는 시장 상황 및 호가창의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한 SOR 시스템을 이용해 주문을 전송한다”며 “이를 활용할 경우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랭크 데이비스 클리어 스트리트 상무는 “SOR 시스템은 주문을 최선의 가격(NBBO)으로 체결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장·증권사 간 경쟁 촉진 및 시장 분할 가속할 것”이라며 “SOR 고도화가 증권사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SOR을 통해 호가창(오더북) 상단에 위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자의 주문이 대기열 상단에 위치할수록 채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SOR은 계속 변화를 나타내야 한다며 한 가지를 잘 처리하더라도 다른 요청 잘 처리하지 못하면 안 되기에 계속된 혁신에 발맞춰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SOR 글로벌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이날 세미나에서는증권사별 특성을 고려한 SOR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는 자신의 고객 성향과 자본 여력 등을 감안한 최선집행기준을 수립해야 한다”며 “일반투자자 중심의 증권사는 고객이 별도 지시할 수 있는 항목을 최소화하고 일반투자자 중심이되 투자 여력을 보유한 증권사는 다양한 별도 지시 가능 항목을 제시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원은 거래시장 다변화와 SOR 시스템 확대 시 시장 유동성이 증가하고, 거래 관련 기술 혁신, 암묵적 거래 비용 감소 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거래자료 분산, 거래 복잡성 증가, 시스템 구축 비용 발생 등은 우려 요인으로 언급했다.


인공지능(AI)의 SOR 시스템 내 활용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목소리도 나왔다.


허태형 크래프트 테크놀로지스 부사장은 “SOR을 운용하는 AI를 강화 학습시키면서 여러 시장을 비교해 가장 좋은 체결 가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해외 여러 시장 참여자가 SOR 시스템에 AI를 결합하는 방법을 찾는 중이며 AI의 도입은 증권사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체 SOR 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인 키움증권도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회사의 SOR 구축 현황을 소개했다.


백종흠 키움증권 대체거래소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은 “복수 거래시장에서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가격으로 거래가 체결될 수 있도록 자체적인 연동형 SOR을 구축했다”며 “자체 서버 내에 주문내역, 판단 조건, 주문 시 통합시세 현황 등 증적 내역 원장을 수신해 매 3개월마다 최선 집행 점검을 하고 이를 10년간 보관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넥스트레이드 주최로 열렸으며 증권사 및 관련 회사 임직원 등 총 200명 이상의 자본 시장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노성인 기자 (nosai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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