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소신껏 가라"…부산 금정구민들은 한동훈에 힘을 실어줬을까

데일리안 부산 =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4.10.24 00:20 수정 2024.10.24 00:20

"부산의 마음 잊지 않겠다"는 한동훈

금정구민들 "한 대표가 바른말 하니까"

"대통령, 부하를 대하듯이…" 토로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후 부산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을 방문, 시민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 이후 처음으로 부산을 찾아 압도적 지지를 선사해 준 금정구민들에 감사를 표했다. 한 대표는 "민심을 받들고 부산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시민들은 "소신껏 가라"고 외치며 한 대표에 응원의 뜻을 전했다.


한동훈 대표는 23일 부산 금정 서동미로시장을 또다시 찾았다. 국민의힘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금정구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다. 이날 한 대표의 부산 방문에는 장동혁 최고위원, 김도읍·김희정·백종헌·곽규택·김대식·정연욱 의원, 윤일현 금정구청장이 함께했다.


오후 4시 30분경 한 대표가 서동미로시장에 등장하자 삽시간에 구름 인파가 모여들어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모두가 한 대표를 향해 달려들면서 혼란이 빚어졌고 의원들이 질서 유지를 위해 "뒤로 물러나달라"고 요청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그렇게 한 대표는 서동미로시장을 찾은 시민들 한명 한명과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누며 금정구민에 고마움을 전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한동훈 까리한데~' '윤일현 후보 축하합니다. 금정 시민들 감사합니다' '함께하면 힘이 됩니다' '부울경은 한동훈뿌이 응원할란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한 대표를 응원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한 대표를 따라다니며 "한동훈 파이팅!" "대표님 파이팅!" "힘내세요!"를 외치며 울부짖기도 했다.


그렇게 40여 분간 서동미로시장을 순회한 한 대표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차에 올라서서 시민들을 향해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한 대표는 "금정이, 부산이 국민의힘에게 기회를 주신 것을 안다. 우리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민심을 받들고 부산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부산이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것 100배, 1000배 보답하겠다. 국민의힘이 '부산의 힘'이 되겠다. 국민의 힘이 민심을 받들어서 나라를 잘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이 평일 오후라는 걸 안다. 여러분은 다 금쪽같은 시간 쪼개서 여기 나와 계신 것 알고 있다. 여러분의 시간이 우리 시간보다 더 중요하다는 걸 안다"며 "우리는 그런 정치 하겠다. 여러분이 (우리에게) 1분 1시간을 주시면 우리는 100분 100시간을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런 한 대표의 진심이 통한 듯 부산 시민들의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생각은 모두 한결같았다.


온천장 근처에 살고 있다는 배모 씨(60·여)는 이번 10·16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한 대표가 바른말을 하니까 우리가 다 좋아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을 떠나서 한동훈 대표가 정직하게 자기 소신껏 일을 하니까 '한동훈'을 외치는 것이다. 우리도 다 보는 눈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배 씨는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서로 갈라져 있는 것은 좋지 않다"며 "키는 윤 대통령이 가지고 있다.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가 하는 말이 맞다 싶으면 의논을 하고 가족을 막론하고 민심에 맞게 대표에게 움직이라고 말을 해줘야 한다. 근데 그게 안 돼서 우리는 실망했다"고 강조했다.


박모 씨(65·여)는 "대통령하고 한 대표하고 서로 잘 협상을 해서 나라가 좀 잘 살게 해줬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너무 힘들다. 그래서 (이번 투표에서) 한 대표한테 힘을 실어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부인도 자기가 죄를 받아야 하는 것은 '죄송하다'고 하고 해야 하는데 자꾸 감추니까 거짓말이 되고 그러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부인이라도 죄를 받을 건 받게 하고 한동훈 대표하고 손을 잡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46년생 남성 박모 씨는 기자에게 자신을 "이번 선거는 당을 보고 찍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박 씨는 "오래도록 국민의힘을 찍어왔지만, 이번 일에 있어 나는 한동훈과 윤석열 중에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미래를 생각한다면 집사람(김건희)이 사과 한마디 하도록 시켜야 한다. 그게 옳다"고 조언했다.


64세 남성 김모 씨는 이번 선과 결과에 대해 "얼마 전에도 봤지만, 한 대표가 이렇게 차갑게 대우받는 것을 우리는 본다. 그래서 부산 사람들이 우리라도 응원을 좀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속이 너무 좁다. 윤 대통령이 조금 양보를 해야 할 (한 대표와의 면담) 상황에서 자기 부하를 대하듯이 대하지 않던가"라며 "대통령이 마음을 크게 먹고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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