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한 면담, 아쉽고 안타깝다…정치 복원해야"

김은지 김수현 기자 (kimej@dailian.co.kr)
입력 2024.10.23 10:31
수정 2024.10.23 10:34

2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국민, 정치가 뒷골목 패싸움 같다고…

상대 존재 무시하면 정치가 아닌 싸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지난 면담에 대해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쉽고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이 말한 뒤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국민들 보시기에 정치가 참 답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심지어 국민들은 정치가 뒷골목의 패싸움 같다는 얘기까지 한다"며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협의하고 조정해서 이견을 하나의 의견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그게 바로 정치 아니냐"라고 물엇다.


그러면서 "상대를 제거하려고 하거나 아예 상대의 존재를 무시하면 이는 정치가 아닌 싸움이 된다"며 "다시 정치가 복원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혼선을 비판하며 "정부 정책이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밀턴 프리드먼이 언급한 '샤워실의 바보'를 인용하며 "물을 틀었는데 뜨거우면 적당하게 중간쯤에 미지근하게 따뜻한 물을 만들면 되는데, 완전히 반대로 가서 '차갑다 아 차가워' 이러다가 다시 또 따뜻한 데로 극단적으로 옮겨져서 '아 뜨거워' 이러다 결국 샤워를 못한다 이런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서유기를 보면 파초선이라는 부채를 쓰는 요괴가 나온다. 그 요괴는 그냥 가볍게 부채질을 하지만 이게 온 세상에 태풍을 몰고 온다"면서 "온 국민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력을 행사할 때는 정말 신중하고 섬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디딤돌 대출과 관련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예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대출한도를 축소했다가 또 며칠 만에 번복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물론 엉터리 정책에 대해 신속하게 원상복구한 것은 칭찬할 만하다"면서도 "평생 집 한 채 마련해 보겠다고 나름 온갖 계획을 세워서 정부 대출을 믿고 집을 살 준비를 했다가, 갑자기 대출을 중단해버리면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나"라고도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도록 미리 알리고 합리적인 대안도 만들어야 한다"며 "또 이미 국가 정책을 믿고 행동한 사람들에게는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정책이 아니겠느냐"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정책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즉흥적으로, 과격하게, 마음대로 현장을 모르고 이런 정책들을 오락가락하지 않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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