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총 "KBS 사장은 언론노조의 위협에 강건하게 맞설 수 있어야 한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4.10.22 18:24 수정 2024.10.22 18:24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 22일 성명 발표

KBS 사옥.ⓒ연합뉴스

내일(10/23) KBS이사회에서 사장을 선임한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어제(10/21) 투쟁지침을 통해 바로 내일 0시부터 24시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사장 선임절차를 막고 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파업에 돌입한다고 하지만, 사장 선임을 앞두고 노조의 위력을 과시하는 전형적인 사장 길들이기 수법이다. 이들에게는 파업 사유가 합법적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사장을 겁박하고 세를 과시하여 한발 물러서게 만들면 소기의 성과를 이룬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한발을 물러서게 만들면 다음에는 열 걸음을 밀어붙일 수 있다.


파업의 지속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들은 내일 사장이 선임되면 새 사장의 적당한 흠집을 찾아내서 물고 늘어질 것이고, 본관 출입문 앞에서 피켓을 들어 올리고 농성하면서 세를 과시할 것이다. 그렇게 확보한 공간을 배경으로 민주노총 기득권 유지에 복무하고 결국은 좌편향 방송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요구사항들을 쏘아 올릴 것이다. 수없이 반복되어서 이제는 진부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효력이 있다고 믿는 그들의 투쟁 방식이다.


사장 선임에 딱 맞추어 벌이는 언론노조의 파업 투쟁은 지금 KBS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지금 KBS에 절대 필요한 사장은 언론노조로부터 공영방송을 지켜내는 인물이다.


지난 2022년 12월 12일, 방송·신문·인터넷 등 미디어 현장의 전현직 언론인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창립 준비위 발족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DB

지난 21일 KBS 노조가 차기 사장의 자격에 관한 원칙을 천명했다. 공영방송의 가치를 복원하고 혁신을 이끌어갈 강력한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강력한 개혁의지를 갖추고, 비전 있는 경영, 노사 간 소통, 사회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 등은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써 반드시 추구해 나갈 정도이다.


하지만 차기 사장이 이러한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사장을 압박하는 현실의 힘, 언론노조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 독립성을 상실한 리더는 어떠한 비전과 책무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이사회는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위세를 이겨낼 수 있는 자질과 의지와 용기를 조금이라도 더 갖추고 있는 인물을 사장으로 선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사장에게 미리 요청한다. 이번 파업을 포함하여 앞으로 이어질 언론노조의 협박과 위력 과시에 결코 타협하지 말라. 짧은 생존을 도모하여 공영방송의 정도에서 이탈하는 순간 끝없는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것이다. KBS의 위중한 상황에서 한 번의 실수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로 다가온다. 강건하고 원칙적인 대응, 오직 국민을 바라보며 꿋꿋이 앞으로 나가야만 새 사장과 KBS의 활로가 비로소 열리게 됨을 명심하기 바란다.


2024년 10월 22일

사단법인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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