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파병' 숨기는 북한…"계속 침묵 일관할 가능성 다분"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4.10.22 06:00 수정 2024.10.22 09:01

북한, '우크라이나전 참전' 확인한 국정원 발표에도 침묵

"북한, 중국·나토·주민 등 복잡한 이유가 있을 것"

"'맞다·아니다' 입장 정도 나올 수 있으나

한국 발표에 대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특수부대를 파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방송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우리 정부의 발표에도 무반응을 보이는 한편 앞으로도 '묵묵부답' 대응을 일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내외적으로 파병 사실 공식화가 북한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만큼 침묵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21일 자정까지도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확인했단 국가정보원의 발표에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북한의 대내외 매체에서도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북한 매체 보도는 지난 12일 노동신문이 우크라이나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러시아 군 사령관의 주장을 실은 것이 마지막이다.


그간 북한의 행보를 봤을 때 상당히 이례적인 반응이다. 북한은 그동안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국제사회 지적에 '조작'이라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국제사회의 북한 제재 강화 내부 여론 등 복합적인 요소로 대내외적으로 파병을 공식화했을 때의 파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중국이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를 생각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안하려는 상태에서 북한이 우크라전 파병을 인정할 경우 중국이 불편해 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중국과 북중러 3각 연대를 얘기하고 신냉전을 얘기하기에 그런 면에서 중국이 좀 불편할 수 있다"며 "(따라서 북한이) 구태여 그렇게 막 얘기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파병 사실 공식화 후 유럽의 나토 동맹국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제제가 들어온다는 점도 북한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유럽의 나토 동맹국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이 인태 지역 동맹국과 함께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북한이 별로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파병 소식을 알리는 데 부담을 느꼈단 추측이다. 박 교수는 "계속 이 사실이 알려지면 북한 내부에도 알려질 수 있는데, 북한 내부 사정이 파병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며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인데 해외 파병까지 보낸다는 게 (북한 주민들은 불편할 것)"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이유로 북한은 계속해 침묵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적대국가'로 규정한 우리 측의 발표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회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그나마 자신들이 '맞다, 아니다'라는 입장은 나올 수도 있지만 현재 한국에서 나오고 있는 이 정도에 대해서는 그렇게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며 " 만약에 반응을 보이더라도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형태로, 그러니까 노동신문이나 (북한 매체) 그런 쪽으로 반응을 보이지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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