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연륙교 관광시설 잇따라 백지화… “영종도 주민들 뒤통수 맞았다 반발”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4.10.18 07:47 수정 2024.10.18 09:42

“장밋빛 청사진만 보여준 뒤 관광명소화 계획 폐기…규탄 활동 이어가겠다”

인천 중구 영종도 주민들이 지난 17일 인천시청 브리핑 룸에서 제3연륙교 관광시설 폐지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제공

인천 중구 영종도와 청라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에 관광시설을 설치하는 계획이 안전 문제로 일부 백지화 된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제3연륙교에 관광시설을 도입하는 방안은 지난 2022년 9월 송도 G타워에서 열린 ‘제3연륙교 메타브릿지 파크(가칭)’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인천경제청은 4.6㎞에 달하는 교량을 배경으로 초대형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를 조성한다고 발표 한 바 있다.


관계기관 협의,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여러 놀이시설을 설치해 관광명소로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최근 대폭 축소됐다.


당시 인천경제청은 교량 위에 높이 180m짜리 전망대와 엣지워크(와이어를 착용하고 몸을 공중에 기울이는 시설)를 설치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소개했다.


또 짚라인과 하늘자전거(와이어를 이용해 공중에서 타는 자전거), 하늘그네(높은 곳에 연결한 그네), 번지점프 시설, 홍보관, 해상공원 조성 등을 검토하기로 발표했다.


인천경제청의 ‘제3연륙교 관광자원화 사업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에도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제3연륙교는 영종도에서 서구 청라지역을 연결하는 교량으로 영종도 구간 1공구(2.6㎞)와 청라 쪽 2공구(2㎞)로 나눠 공사가 추진되고 있으며 내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유튜브 채널의 제3연륙교 홍보영상에는 검토 대상이 아니라 홍보관, 영종하늘공원, 짚라인, 번지점프, 미디어아트 시설 등을 설치해 최고의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기정사실처럼 소개했다.


영종주민들은 홍보영상을 보고 제3연륙교가 익스트림 스포츠 메카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용역 중간보고회에서 발표된 검토 계획도 인천경제청이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이같은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1월 제3연륙교 1공구(영종도 쪽)에 설치할 것을 검토했던 하늘자전거, 하늘그네, 미디어아트 시설을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본 교량 난간에 설치하려고 했던 하늘그네는 사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제외했다.


하늘자전거는 본 교량 아래에 건립한 1.4㎞짜리 공사용 가교(임시 다리) 옆에 설치하려고 했으나 가교의 활용도가 저조한 것으로 보고 공사가 끝난 뒤 가교를 철거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하늘자전거는 설치할 수 없게 됐다. 가교 끝에 조성하려고 했던 미디어아트 시설도 가교 철거로 인해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가교 위에 캠핑장, 놀이터를 설치하려던 구상도 취소했다.


제3연륙교 주변 영종도에 조성하려고 한 공원과 홍보관(전시장·체험관 포함)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건립을 요청했지만 답변이 없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공구(청라 쪽)에서는 계획했던 전망대와 엣지워크를 그대로 조성하지만 미디어아트 시설과 짚라인 설치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지난 9월 말 현재 공정률 67.8%인 상황에 짚라인 등을 결정하지 않은 것을 두고 주민들은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홍보영상에 담긴 번지점프 시설은 검토 대상에서도 아예 빠져 계획이 폐기됐다.


영종주민들은 이같은 사실을 최근 현장점검 등을 통해 확인하고 인천경제청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관계자는 “제3연륙교는 2011년 착공 계획을 세워놓고 정부와 인천시의 갈등·방관으로 10년 뒤인 2021년 착공했다”며 “지연 보상으로 주민들은 교량을 관광명소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장밋빛 청사진만 보여준 뒤 관광명소화 계획을 주민들을 속인 채 몰래 폐기했다”며 “규탄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교량 명소화를 통해 관광객의 영종도 유입을 기대했으나 사업 축소로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있다.


인천경제청은 “1공구 공사용 가교를 존치하는 것을 전제로 하늘자전거, 미디어아트 시설 설치를 검토했는데 활용도 저조, 염분에 의한 부식 문제 등으로 가교 철거를 결정해 어쩔 수 없다”며 “하늘그네는 관광객 안전문제로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관광객 유입을 위해 하늘자전거와 익사이팅 타워(야외 놀이시설)를 영종도 씨사이드파크에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사이드파크는 제3연륙교에서 4㎞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수변공원으로 LH가 조성했다.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