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결국 '기생' 발언 사과…"국악 원로들 기자회견 가슴 아파"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10.14 22:10 수정 2024.10.14 23:01

국정감사서 김건희 여사 간담회

가야금 연주에 '기생집' 발언 논란

"좋은 의도라 해도 신중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의안과에 징계안 제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에서 열린 국가유산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국악인들의 가야금 연주가 이뤄진 것을 두고 '기생'이란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양문석 의원은 14일 밤 페이스북에 "국가무형문화재 원로들께서 '기생''기생집'이라는 단어와 그 파생적 의미에 대해 모욕감을 느끼며, 내게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양 의원은 "본의와 다르게 거칠고 다른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에 상처받은 분들께, 특히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께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나 이수자 등 무형문화재를 지키고 계승하며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에 헌신해 온 전승자들의 그 피나는 노력을 폄훼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적었다.


양 의원은 논란 발언에 대해선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연주가 정당한 보상 없이 국가기관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바로 잡고 싶어서 담당 기관인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오라고 하면 오고 가라고 하면 가는 사람, 누구를 대상으로 공연하는지도 알려주지 않고, 심지어 공연료도 주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국가무형문화재를 취급하는 행태를 보면서 분노했다"면서 "이런 행태를 국가무형문화재를 '기생 취급'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공연료도 지급하지 않고 홀대하는 국가유산청장과 대통령 부인 김건희를 비판함으로써,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그렇게 질의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양 의원은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하더라도 이런 단어와 표현 그리고 그 파생적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사용한 것이, 너무 거칠었다는 지적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신중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양 의원은 지난 10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중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가 무형유산 원로·문하생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국악인이 가야금 연주 등 공연한 것을 두고 '기생집'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양 의원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정승판서 앞에서처럼 공짜 공연을 시키느냐. (청와대를) 기생집으로 만들어 놨다"고 발언했다.


이날 양 의원의 사과에 앞선 이날 오후에는 국가무형문화재(무형유산) 보유자를 비롯한 국악인들이 양 의원을 규탄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무형유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이영희 명인, 판소리 보유자 신영희 명창 등 국악인 50여명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은 국악인을 전통을 계승·발전시켜 우리의 얼을 살려가는 인재로 인정 해주지 양 의원처럼 기생 취급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런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국민의힘도 이날 국회 의안과에 양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안을 제출했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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