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연 "신한證 1300억 선물 손실, 금감원 특사경 투입해야

신한투자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업무 중 선물매매를 하는 과정에서 1300억원대 손실을 낸 가운데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금융감독원의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투입을 촉구했다.

개인 주식 투자자 단체인 한투연은 14일 성명서를 내고 “신한투자증권의 LP 부서가 왜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었고 불법 거래를 자행했는지에 대해 금감원 특사경의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투연은 “2개월이 넘는 동안 불법 거래가 이어져 왔음에도 내부통제시스템이 전혀 작동되지 않았으며 손실을 감추기 위해 스와프 거래(미래 특정시점 또는 특정 기간을 설정해 금융자산 등을 교환하는 거래)로 허위 등록까지 한 것은 담당자 개인의 일탈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내부에서 쉬쉬하다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금감원에 보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담당 직원이 사익을 위해 거래했을 가능성은 없다”며 “신한투자증권 회사 자체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 행해진 일탈 행위이며 단발성이 아닌 이전에도 유사한 거래에 의한 조직적 또는 암묵적 동의에 의한 불법이 횡행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LP는 ETF가 원활히 거래될 수 있도록 매도·매수 호가를 제시하고 호가 제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피하기 위해 헤지 트레이딩을 실시한다.

한투연은 LP 본래의 순기능은 인정하지만 운용 과정에서 인맥이나 연줄에 의한 청탁이 오갈 확률이 높다고 의심했다. 그간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 및 LP들의 불법·편법 행위에 대한 불만이 컸고 금감원에 관련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급기야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번 사태는 대규모 손실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인데 손실을 보기 위해 불법행위를 할 리는 없다”면서 “특정할 수 없는 기간 동안 막대한 이익도 발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와중에 블랙먼데이로 큰 손실이 발생했고 숨겨졌던 비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이라며 금감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여러 불법 사건처럼 유야무야 적당히 꼬리 자르기로 종결시켜서는 안 된다”며 “이복현 원장의 금감원이 흐지부지 끝낸다면 우리 주식시장은 앞으로도 후진적 자본시장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기 때문에 특사경 투입을 망설이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8월 2일과 이달 10일 사이 ETF LP로서 자금 운용을 하는 과정에서 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선물 매매로 약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내부 감사에서 해당 문제를 파악한 뒤 11일 공시와 함께 금융사고 발생 사실을 금감원에 알렸다.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간부 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 각종 횡령, 부정대출 등 금융사고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가운데 최근 신한금융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며 “금감원은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