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폭격기에 경의 표한 尹, 명장면"…김여정, 국군의날 행사 비꼬기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4.10.04 00:00
수정 2024.10.04 00:00

"핵보유국 앞에서 졸망스러운 처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미국 공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F-15K의 호위를 받으며 비행(왼쪽 위)하는 모습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우리 국군의날을 기념해 한미가 '북한 지도부 제거' 무기체계를 대거 선보인 것과 관련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조롱 섞인 반응을 내비쳤다.


김 부부장은 3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번에 한국은 국군의날을 기념한답시고 어중이떠중이들을 잔뜩 불러다 놓고 그 무슨 기념식이니, 시가행진이니 하는 잡다한 놀음들을 요란스레 벌려놓았다"며 "이번 놀음에 대해 굳이 한마디 한다면 들개무리가 개울물을 지나간 듯 아무런 흔적도 여운도 없는 허무한 광대극에 불과하였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측을 '한국'이라 칭하며 '한반도 두 국가론'에 대한 입장을 간접적으로 재확인한 모양새다.


김 부부장은 "미군의 전략폭격기 B-1B가 이번 기념행사의 주역으로 등장해 한국군을 사열한 것부터가 실로 특색있었다"며 "B-1B가 서울 상공을 활개 치는 속에 한국의 군 통수권자와 수하 졸개들, 괴뢰 육해공군이 정중히 도열해 경의를 표하는 몰골이야말로 세계 열병사에 두 번 다시 없을, 혼자 보기 아까운, 오직 식민지 한국에서만 연출할 수 있는 명장면"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가관은 B-1B로는 부족했던지 탄두 중량이 8t에 달해 전술핵무기급이나 다름없다는 황당한 궤변으로 분식된 현무-5 탄도미사일이라는 흉물도 등장시킨 것"이라며 "한국 것들은 재래식 탄두의 화약 질량만 불구면(불리면) 핵탄두로 변이된다는 기상천외한 사유방식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방사포와 군사적 효용성과 위력상대비를 알아듣기 쉽게 간단히 설명해 줄 수 있다"며 "크기가 그 '기형달구지(현무-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우리 방사포 1대의 투발 능력은 재래식 탄두의 폭약량으로 환산하면 900t의 폭발력과 맞먹는 것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북한 방사포 발사대가 여러 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역량을 과시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힘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리 조급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해도 이것은 핵보유국 앞에서 졸망스러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저들이 비핵국가의 숙명적인 힘의 열세의 벽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우리 국가수반(김정은)은 만약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대한민국이 한미동맹에 대한 지나친 과신에 빠져 반공화국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려 한다면 수중의 모든 공격력을 주저 없이 사용할 입장을 재천명했다"며 "이번에 윤석열이 전쟁열에 잔뜩 들떠 돋구어댄 대결 악청은 종말을 앞둔 자의 최후비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핵사용 기도 시 북한 정권 종말'을 언급한 만큼, '한국이 군사적 대결을 기도할 경우 핵공격을 가하겠다'는 맞대응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김 부부장은 "이번 광대놀음에서 한국 것들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분명히 보여준 것이 있다"며 "이미 미국의 값눅은(값싼) 고용병으로 철저히 길들여 지고 상전의 패권 야망 실현의 총알받이로 전락된 한국이 갈수록 쇠퇴 몰락하는 미국과 함께 파멸의 나락으로 겁기 없이 질주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인들의 평은 명백히 주어질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군의날 기념행사가 들개 무리의 힘자랑인가, 아니면 식민지 고용군의 장례행렬인가. 답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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