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역세권개발사업(UBC)관련, 도시계획상 역광장을 반드시 존치해야 하는 이유는

경기 의정부시가 의정부역앞 역전근린공원을 초고층 랜드마크 복합시설물(UBC)로 개발하는 의정부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근린공원 외에도 도시계획 관련법상 필수 도시계획시설인 역(교통)광장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월 GTX시대 도시간 경쟁을 위해 의정부역전 일대 원도심을 고밀도 집약 개발해 도심 비즈니스 기능,상권 활성화,교통,문화,생태,교육을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콤팩트 시티를 만들어 랜드마크화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역전근린공원 남쪽 부지에 60층, 북쪽 부지에 24~30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 호텔,컨벤션,항공모빌리티,사무,교육,연구시설 공간과 청년임대주택,첨단IT기업,연구소 등의 공유스페이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입체공원도 조성해 녹지공간을 2배 이상 확대하는 대책도 마련했다.

그러나 UBC사업으로 시 3호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의정부역앞 역전근린공원외에도 지하상가로 연결되는 기존 역광장이 한꺼번에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도시 전문가들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의정부역앞 기존 역광장은 지하상가 출입구와 진입 도로 개설 등으로 크게 축소됐지만 아직 폐지되지는 않았다.

기존 역광장이 도로 가운데 고립돼 통행이 어려워지자 하루 수 천명의 시민들은 대신 양옆의 역전근린공원을 통과해 의정부역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역광장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심 도로와 연결돼 유동인구가 많은 철도역앞 넓고 개방된 공간에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도시계획시설이다.

즉, 시가 행정상 불가피한 경우 도시계획 변경에 의해 공간시설인 공원과 역광장을 폐지할 수 있지만 의정부역이 이전하거나 지하로 신설되지 않는 한 역광장은 존치해야 한다는 의미다.

넓게 보면 의정부역앞 역전근린공원과 기존 역광장은 하나의 통합된 교통광장으로 볼수 있는 공간 도시계획시설이다. 상당수 역전근린공원이 역광장과 공원을 포함한 현대적인 시설(조경)로 조성되는 등 역광장 기능을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옛 역광장들도 근린공원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충북 영동역전광장과 경남 진주역광장처럼 지자체들이 역광장을 조성하면서 공원 및 조경시설을 병행해 공원형으로 조성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UBC사업이 행안부 승인없이 국토부의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 선정만으로 추진되는 것도 문제지만 역(교통)광장과 역전근린공원이 한꺼번에 없어질 경우 발생하는 심각한 교통문제와 GTX환승에 따른 시민불편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즉, 기존에 지정 고시한 의정부역 일대 역전근린공원과 필수 도시계획시설인 광장을 없애면서까지 역세권 개발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다.

경기북부 중심 도시인 의정부시가 다른 신도시처럼 도심지에 번듯하게 조성한 센트럴 파크(중앙대공원)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점을 고려할 때 반환 미군공여지에 조성한 유일한 역전앞 근린공원과 교통광장만큼은 존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계속 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