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 'MRO 큰 손' 美해군 모시고 경쟁력 '어필'
입력 2024.09.29 11:23
수정 2024.09.29 12:05
미국 해군 함정사업 총괄 고위 장성, 27일 양사 사업장 잇달아 방문
미국 적용 가능 함정 기술 및 함정 MRO 사업 협력방안 논의
미국 해군의 함정사업을 총괄하는 고위 장성들이 HD현대와 한화오션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했다. 국내 함정사업을 양분하는 HD현대와 한화오션은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의 대형 고객인 이들을 맞아 자사의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과시하고 미 해군과 협력 가능 분야를 확대하기 위한 교감을 쌓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토마스 앤더슨 소장과 윌리엄 그린 소장 등 미 해군 및 주한미국대사관 고위급 인사들은 지난 27일 오전 경기도 시흥 한화오션 R&D캠퍼스를 방문한 데 이어 오후에는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를 찾았다.
토마스 앤더슨 소장은 미 해군 함정프로그램 총괄 책임자(Program Executive Officer, Ships)이며, 윌리엄 그린 소장은 미 해군 지역유지관리센터 사령관(Commander, Navy Regional Maintenance Center)이자 수상함 MRO 총괄 책임자로, 각각 함정 발주와 MRO 분야에서 극진히 모셔야 할 ‘귀빈’이다.
이들은 먼저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에서 김희철 한화오션 사장과 어성철 특수선사업부장(사장)을 만나 상호 협력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2018년 개소한 시흥R&D캠퍼스는 한화오션 고유의 기술력이 축적된 핵심 거점이다. 이 곳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방산기술력의 정점으로 꼽히는 음향수조 등 국내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미 해군 일행은 친환경 연료 육상시험시설(Land Based Test Site: LBTS), 공동수조, 예인수조, 모형제작실 등 세계 최고 수준의 R&D 시설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친환경연료 LBTS는 상용급 연료전지와 리튬이온배터리, 신개념 배터리, 축발전기, 암모니아 추진 등 탈탄소를 위한 친환경연료 기술을 시험하는 설비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잠수함용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ESS)도 미국 해군의 큰 관심을 끌었다. 잠수함에 ESS와 수소연료전지기반의 공기불요추진체계(AIP)가 함께 탑재되면 최대 3주간 수중에서 은밀한 작전이 가능하다.
현장을 둘러본 미 해군은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의 기치를 내세운 한화오션의 독보적인 함정 기술력에 찬사를 보냈다. 토마스 앤더슨 제독은 “한화오션의 연구개발(R&D) 역량 설명에 감사하다”며 “한화오션의 역량과 투자가 매우 인상적이고 향후 한미 양국 간 조선 R&D 분야에 있어 상호 이익을 위한 기회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희철 사장은 “오늘 미국 해군이 한화오션을 직접 찾아와 보유 및 개발 진행중인 최신 기술 설명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이번 미국 해군의 시흥R&D센터 방문이 미국 해군의 MRO사업은 물론 향후 함정 건조에 필요한 기술적 교류로 이어지는 교두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HD현대 GRC에서는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와 장광필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장이 미 해군 일행을 맞아 디지털융합센터와 디지털관제센터 등을 소개하고 HD현대의 친환경, 디지털 선박 분야 세계 1위 첨단 기술력에 대해 브리핑했다.
앞서 미 해군 방문단 중 토마스 앤더슨 소장은 지난해 2월 울산 HD현대중공업을 방문, 건조 중인 정조대왕함과 충남함 등 최신예 함정들을 살펴보며 HD현대의 함정 건조역량을 확인한 바 있다.
HD현대는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함정 솔루션과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선박, 디지털트윈 가상 시운전 등 함정 기술개발 역량과 중점 연구개발 분야를 설명하고, 해외 함정에 대한 MRO 전략을 제안했다.
주원호 특수선사업대표는 “조선업 세계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HD현대와 미국이 향후 함정 건조 및 MRO 사업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스 앤더슨 소장은 “HD현대 GRC에 방문해 연구개발 시설을 직접 볼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향후 미국과 한국이 조선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에 대해 생산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