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 신한은행장 ‘고객 중심’ 통했다…연임 ‘청신호’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입력 2024.09.25 06:00 수정 2024.09.25 08:51

리딩뱅크 탈환·내부통제 강화

정도경영 효과 발휘되며 '눈길'

정상혁 신한은행장.ⓒ신한은행

정상혁 신한은행 행장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향후 거취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 행장이 신한은행의 성장 가능성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만큼 연임 당위성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고객 중심의 정도경영 효과가 발휘되면서 신한은행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지주 자회사 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는 지난 10일 회의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절차를 시작했다. 신한지주 자경위는 개정된 경영승계계획에 따라 자회사 대표이사 승계후보군을 선정했고, 향후 후보 추천을 위한 심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승계절차 대상은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박우혁 제주은행장 등 총 12명이다.


이중 정 행장의 연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수년간 리딩뱅크 경쟁에서 밀려있던 신한은행을 올해 상반기 기준 순이익 1등으로 올려놨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정 행장의 취임 첫 해인 지난해에 순이익 3조680억원으로 5대 은행 중 3위에 그쳤다. 리딩뱅크를 다투던 KB국민은행은 물론 하나은행에조차 밀리며 체면을 구겼던 터였다.


그러나 정 행장은 취임 2년차인 올해 대반전의 시나리오를 쓰며 신한은행의 성장 밑그림을 그렸다. 1분기 순이익 9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에 그친 양호한 성적표를 거둔 후 2분기에는 1조1248억원을 기록, 상반기 기준 2조535억원으로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2조원을 돌파하며 리딩뱅크 입지를 다졌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 손실 관련 충당금 이슈가 있었지만 이를 해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22.2%나 이익 성장을 이룬 것이다.


신한은행의 성장세에는 정 행장의 탁월한 조직 운용 감각이 한 몫 했다는 평이다. 그는 고객과 시장의 수요를 빠르게 파악하고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량이 뛰어난 리더로 통한다. 지난해 2월 전임 행장의 잔여 임기를 갑작스럽게 이어받는 등 악조건 속에서 임기를 시작했지만 그의 역량이 정도경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앞서 정 행장은 지난해부터 신한은행 조직을 영업중심으로 개편, 영업추진그룹을 확대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도 확실하게 하는 등 체계적으로 조직을 구축했다.


특히 고객중심의 내실경영은 신한은행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이 대형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부실에 대해 질책받는 상황에서 신한은행은 금융사고 없이 무난하게 운영돼 이어왔다. 이는 정 행장이 위기관리에도 힘썼다는 방증이다.


정 행장은 취임 첫해부터 리스크 관리를 강조해왔던 점이 통했다는 목소리다. 그는 지난달 열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내부통제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의 규범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고 거래하는 은행’이 될 수 있도록 내부통제 자체를 문화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감독당국에 제출하고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참여를 시작했다. 부서장에서 은행장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 및 보고를 위한 책무구조도 점검시스템도 도입해 임직원들의 점검활동과 개선조치들이 시스템 상에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 행장이 갑작스럽게 임기를 시작했음에도 경영성과와 내부통제 면에서 두드러진다”며 “상반기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한 데다 내부통제 이슈도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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