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부정 청탁 한 적 없어…문재인 전 대통령 딸·사위 사건과 달라"

이른바 '50억 클럽'의 일원으로서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아들을 통해 거액의 뇌물을 받고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 특혜 취업 의혹을 언급하며 "나와는 다르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20일 법조계게 따르면 곽 전 의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첫 재판에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당하지만 자신이 기소된 것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 딸·사위 사건과 제 사건이 비슷하다고 여러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며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은 대가성 있는 행동을 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이상직이라는 사람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하는 행위를 했고, 부정한 청탁이 있었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나는 공소장 어디를 보더라도 제가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보도가 되자마자 한 달 만인가 와서는 구속한다고 하고, 문 전 대통령은 (의혹 제기 후) 4∼5년째 확인만 하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며 "아무것도 없는데 나를 잡아넣고서는 무죄가 나오니까 또 기소해서 또 같은 내용으로 재판받게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을 잡아다 놓고 1심에서 무죄가 나오니까 같은 내용으로 또 검찰이 기소를 했다"며 "이게 공소권 남용이 아니면 뭐가 공소권 남용인가. 검찰이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형해화하는 것에 대해 확실히 제동을 걸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곽 전 의원은 2021년 4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일하다 퇴사한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등 제외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곽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불복한 검찰은 항소했고 지난해 10월 곽 전 의원 부자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뇌물을 성과급으로 가장해 은닉했다며 이들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곽 전 의원은 이같은 추가 기소가 무죄가 선고된 앞선 사건과 사실관계·증거가 동일한 '이중기소'라며 공소기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만배씨 변호인도 이날 재판에서 전달한 돈은 성과급과 퇴직금일 뿐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한 가장행위가 아니라며 공소사실 전체를 무죄로 판단해야 한다고 혐의 부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