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팬들 덕심 저격”…네이버웹툰 AI 활용법 들여다보니
입력 2024.09.16 07:00
수정 2024.09.16 07:00
툰필터 흥행 후 캐리커쳐·챗봇 서비스 등장
IP 팬 덕심 자극·앱 체류시간 증대 일석이조
네이버웹툰이 웹툰 지식재산권(IP)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AI를 작가들의 콘텐츠 제작을 돕는 것에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향 서비스 개발에 사용하면서 팬들의 IP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AI를 통해 웹툰 팬들의 ‘덕심’과 ‘로망’을 자극하면서도 앱 내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어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2일부터 ‘AI 웹툰 캐리커쳐 서비스‘에 작가 이말년의 그림체를 추가했다. 해당 서비스는 개인 사진을 1~2장 입력하면 특정 작가 그림체로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기능이다. 지난 7월 출시 후 3주 만에 접속자 50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내 또다른 AI 활용 콘텐츠인 ‘이번생엔 로판여주’의 4개월 치 매출을 일주일 만에 초과 달성했다고 알려졌다.
네이버웹툰이 처음 AI를 활용한 이용자향 콘텐츠를 선보인 것은 지난해 5월이다. 개인 사진을 인기 웹툰 그림체로 바꿔주는 ‘툰필터’가 그 주인공이다. 웹툰 팬들의 몰입을 늘리고 팬들이 더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목표로 진행된 프로젝트다.
툰필터는 지난해 기준 누적 이미지 생성 수가 약 9000만장에 달할 정도로 흥행했다. 국내 론칭 후 곧이어 중국, 태국, 인니, 프랑스, 영어, 일본어 버전을 선보였다. 이후 웹툰 캐릭터에 다양한 의상을 입혀보는 ‘캐릭터 포토카드’, 로맨스 판타지 웹툰 속 여자 주인공으로 변신할 수 있는 ‘이번 생엔 로판여주’를 선보였다.
그간 AI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 것과 달리 이번 생엔 로판여주는 유료로 출시됐는데, 출시 3개월 기준 접속자 수 124만명을 기록하면서 네이버웹툰이 AI 활용 콘텐츠 사업에 속도를 내는 계기가 돼 줬다.
이어 네이버웹툰은 웹툰 속 캐릭터와 실시간 채팅을 주고받을 수 있는 유료 서비스 ‘캐릭터챗’을 출시했다. 이용자가 말을 걸면 AI가 주인공 말투를 흉내 내 답변한다. 캐릭터챗은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다. 출시 시점에 ▲조석(마음의소리) ▲출출세포(유미의 세포들) ▲기상호(가비지타임) ▲고은혁(작전명 순정) 등 캐릭터 4종의 서비스가 지원됐는데, 이용자들의 캐릭터 추가 요청으로 ▲백도화(작전명 순정) ▲성준수(가비지타임) 등이 더해졌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풍부한 오리지널 웹툰 IP와 자체 AI 연구 조직을 바탕으로 AI와 웹툰 IP 결합을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네이버웹툰은 AI 활용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저작권자인 작가의 동의를 받는 절차를 밟는 것은 물론 IP 사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네이버웹툰은 ▲불법 웹툰 유출 탐지를 위한 ‘툰레이더’ ▲웹툰 추천 기능 ‘AI 큐레이터’ ▲유해 콘텐츠 탐지 기능 ‘엑스파이더’ ▲창작 지원 도구 ‘AI 페인터’ ▲대체텍스트 제공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AI를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데이비드 리 웹툰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AI)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AI 기반 엔진이 콘텐츠 탐색과 창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