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처럼 입고 신을래요” 패션업계, 외국인 고객 모시기 특명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4.09.04 11:13
수정 2024.09.04 11:13

한류 열풍 타고 K패션 관심↑

성수·홍대·명동 등 쇼핑 성지로

매장 열고 외국어 능통한 직원 배치

외국인 전용 할인 쿠폰까지

이랜드 슈펜 홍대점.ⓒ이랜드

패션업계가 외국인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이 불면서 ‘K패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명동, 성수, 한남 등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지역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며 고객 유치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폴더와 슈펜을 앞세워 외국인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이랜드월드에서 운영하는 취향 기반 패션 플랫폼 폴더는 지난달 서울 명동에 신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신발·잡화 등을 판매 중이다.


외국인 고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23일부터 9월1일까지 일본, 동남아, 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매장을 찾으며 외국인 구매 비중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랜드월드에서 전개하는 슈즈 SPA브랜드 슈펜의 홍대점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에 오픈한 슈펜 홍대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75%에 달하는 홍대 상권 대표 외국인 특화 매장으로, 한 주에 2만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해당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중국인 고객 위주로 입점이 이뤄졌으나 최근엔 일본 및 동남아 국적의 관광객 유입이 50% 증가하며 입점객들의 구성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추세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트래블 라인(캐리어, 여행용 가방)을 단독으로 전개하고 여행 시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필요한 신발과 잡화류를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어 외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여행객을 위한 캐리어 보관서비스를 운영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 것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신사도 적극적이다. 무신사는 지난달 30일 서울 한남동에 무신사 스탠다드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전체 건물을 통째로 활용하는 단독 오프라인 첫 매장이자 서울에 자리 잡은 매장 중 최대 규모다.


무신사는 K패션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남동에 몰리는 점을 반영해 한남점에 영어·일본어·중국어 등이 가능한 직원들을 배치하고 글로벌 앱에서 외국인 전용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서울 성수동에 새로운 편집숍 ‘무신사 스토어 성수@대림창고’를 오픈한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성수동이 쇼핑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접점을 넓히고 입점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하고하우스의 투자 브랜드 마뗑킴 역시 서울 명동에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 데 이어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 전개를 통해 국내외 고객들과의 접점을 확대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패션업계가 외국인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중심으로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70만명 이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8% 증가했다. 특히 6월 방한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월 대비 96% 수준을 기록했다.


이랜드 슈펜 관계자는 “최근 슈펜 홍대점은 중국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등 다양한 국적의 입점객들이 증가하며 외국인 고객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가 능통한 판매사가 상주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가성비 높은 신발과 잡화를 만나볼 수 있어 외국인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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