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날 차다니…" 동남아 트젠女, 男 73명에게 12억 뜯어냈다
입력 2024.09.02 16:41
수정 2024.09.02 16:42
일본인 전 남자친구에게 차인 경험 때문에 일본 남성 73명에게 약 12억원 사기를 친 태국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4일 트랜스젠더 여성 우타이 난타칸(49)이 태국 방콕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난타칸은 가명 '에이미'를 사용하며 지난 1월 태국에 입국한 일본 국적의 36세 남성 A씨에게 여권과 지갑을 잃어버린 홍콩 관광객인 척 접근했다.
이후 난타칸은 호텔 비용을 빌렸고 연락처도 교환하며 빠르게 친밀한 관계를 만들었다. 여러 차례 데이트를 하며 난타칸은 보험료와 의료비 등의 이유로 돈을 빌렸다. 하지만 단 한 번도 A씨에게 돈을 갚지 않았다. 게다가 자신을 위해 A씨가 금을 사게 한 뒤 이를 현금으로 교환했다.
피해자는 A씨 뿐만이 아니었다. 난타칸은 2011년부터 13년간 일본 남성 73명에게 3000만 바트(한화 약 11억 7682만원) 상당의 사기를 쳤다.
자신을 대만 혹은 홍콩 출신 관광객으로 위장해 여권 갱신 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치료비가 필요하다는 등 다양한 이유로 돈을 빌렸다. 가짜 사업에 투자하게 한 뒤 투자금을 훔치기도 했다.
현지 경찰은 A씨로부터 피해 사실을 듣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난타칸은 수년 전 일본인 남자친구에게 차여 이후 앙심을 품게 됐다고 주장했다.
난타칸은 "대학 시절 일본인 남자친구가 여행 중에 나를 버렸고 모든 비용을 내게 맡겼다. 마음이 아팠다"며 "전에 사귀었던 일본 남자에게 사기를 당한 적도 있어서 일본 사람들이 정말 싫어서 복수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범행 동기가 정말 일본 국적 전 연인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태국에서는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받은 경우 징역 3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고 최대 235만원이 넘는 벌금을 내야 한다.